2016년부터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진행한 주영진 앵커가 10월 26일 SBS 보도본부장에 취임하고 30일 마지막 방송으로 앵커에서 물러났다. 화면 속 진행자가 뉴스 편성과 취재 방향을 총괄하는 자리로 옮긴 것으로, 그는 경제뉴스 강화와 전문기자제 확대를 과제로 내놨다. 다만 구체적인 프로그램 개편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메인뉴스 앵커 교체와 경제 코너 신설, 전문기자 리포트 증가 여부를 개편 발표 뒤에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주영진 앵커가 10월 30일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진행석에서 내려왔다. 떠나는 이유는 은퇴나 이동이 아니라 승진이다. 나흘 앞선 26일 그는 SBS 보도본부장에 취임했다.
앵커와 보도본부장은 같은 뉴스를 다루지만 역할이 다르다. 앵커는 완성된 뉴스를 화면에서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얼굴이다. 보도본부장은 어떤 사안을 취재할지, 리포트를 어떤 순서로 배치할지, 뉴스 프로그램을 어떻게 편성할지를 정하는 보도 조직의 책임자다. 화면 앞에서 뒤로, 전달자에서 결정권자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그래서 이번 인사는 시청자 입장에서 두 겹의 변화다. 익숙하던 진행자 한 명이 화면에서 사라지는 변화가 하나고, 그 사람이 앞으로 SBS 뉴스 전체의 방향을 쥐게 되는 변화가 다른 하나다. 뒤쪽이 더 오래, 더 넓게 영향을 준다.

Tahir Xəlfəquliyev
주영진 보도본부장은 바로 임명되지 않았다. 10월 7일 후보로 지명된 뒤 14일부터 사흘간 보도본부 구성원이 참여하는 임명동의 투표를 거쳤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투표율은 재적의 75.5%였고 결과는 가결이었다. 재적 인원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면 임명이 철회되는 구조다.
이 절차는 보도 책임자 자리가 단순한 경영진 지명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취재 기자들이 자신들을 이끌 사람을 투표로 추인하는 만큼, 보도본부장은 구성원의 신뢰를 전제로 일하게 된다. 뉴스 방향을 바꾸겠다는 구상도 결국 조직 안에서 동의를 얻어야 추진력이 붙는다.
취임 인사글에서 주영진 보도본부장은 "기존 뉴스를 완전히 새롭게 바꿔 전혀 다른 뉴스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적었다. 현재 SBS 뉴스에 대해서는 6년 전보다 크게 발전했지만 "1등 뉴스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아쉽고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가 구체적으로 꼽은 과제는 두 가지다. 경제뉴스 강화, 그리고 전문기자제 확대다. 경제뉴스 강화는 물가·금리·부동산처럼 시청자 생활과 직결된 사안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전문기자제는 한 기자가 경제·법조·의학 같은 특정 분야를 오래 담당하며 전문성을 쌓는 제도다. 두 방향 모두 '빠른 속보'보다 '해설과 깊이'에 무게를 싣는 쪽이다.
다만 이건 방향 선언이다. 어떤 프로그램을 어떻게 고칠지에 대한 구체적 개편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금 시점에서 "SBS 8뉴스가 이렇게 바뀐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이번 인사는 주영진 한 사람의 이동이 아니라 보도·경영 라인의 동시 개편이었다. 전임 양윤석 보도본부장은 10월 23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26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보도 책임자가 사장으로 올라가고, 그 자리를 간판 앵커가 이어받는 구도다.
보도국장에는 정호선 보도특임국장이 임명됐는데, SBS 창사 이래 첫 여성 보도국장이다. 조직도도 손봤다. 논설위원실이 폐지되고 보도부국장 직책이 신설되는 등 보도본부 내부 구조가 조정됐다. 새 책임자가 바꾸고 싶은 뉴스를 만들 수 있도록 판을 다시 짠 것이다.
보도본부장이 바뀌면 시청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변화는 몇 군데로 나타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메인뉴스와 주요 프로그램의 앵커·포맷이다. 주영진이 떠난 뉴스브리핑의 후속 진행자가 누구인지, 평일 메인인 8뉴스 구성에 손을 대는지가 1차 신호다.
내용 쪽에서는 경제 꼭지가 늘거나 전용 코너가 생기는지, 리포트에 '전문기자' 타이틀을 단 기자가 자주 등장하는지를 보면 예고한 방향이 실제로 집행되는지 가늠할 수 있다. 편성 시간대나 프로그램 개수 조정은 보통 분기 단위 개편표에서 확인된다.
정식 개편안이 나오면 이런 순서로 짚어보면 된다.
정리하면, 앵커의 보도본부장行은 얼굴 하나가 바뀌는 사건이 아니다. SBS 뉴스를 어디로 끌고 갈지 정하는 사람이 교체된 사건이다. 그가 내건 경제·전문성 강화가 구호에 그치는지 화면에 남는지는, 개편 발표가 나온 뒤 위의 지점들을 확인하면 가장 분명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