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이 14년간 진행한 KBS 한국인의 밥상은 700여 회 가운데 아무 편이나 골라 볼 수 있는 옴니버스 교양 프로그램이다. 지역과 제철, 식재료 가운데 끌리는 축 하나만 정하면 입문자도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 최불암 진행분은 2011년 1월부터 2025년 4월 700회까지이며, 다시보기는 KBS 공식 홈페이지와 앱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최불암이 지난 29일 별세하면서, 그가 14년간 진행한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이제야 찾아보려는 사람이 늘었다. 드라마 '수사반장'이나 '전원일기' 속 얼굴은 익숙해도 이 교양 프로그램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경우다. 먼저 답부터 말하면, 이 프로는 1회부터 순서대로 볼 필요가 없다. 끌리는 지역이나 제철 음식 한 편을 골라 최불암 진행분에서 시작하면 된다.

Jakob Jin
2011년 1월 6일 '거제 겨울 대구' 편으로 첫 방송됐다. 지역의 제철 음식 한 가지를 중심에 두고, 그 음식을 만들고 나눠 먹는 사람들의 삶과 내력을 함께 담는 다큐멘터리다. 요리 대결을 벌이거나 맛집 순위를 매기는 먹방과는 성격이 다르다.
한 편이 특정 지역이나 식재료를 주제로 그 자리에서 완결되는 옴니버스 구성이라, 앞 회차를 몰라도 아무 편이나 바로 볼 수 있다. 최불암은 음식을 직접 평하기보다 밥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쪽으로 진행을 맡았다.
최불암은 2011년 첫 회부터 2025년 4월 10일 방송된 700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 700회를 끝으로 하차했고, 진행은 배우 최수종이 이어받았다. 그가 진행한 기간에만 500여 회가 쌓였고, 제작진 집계로는 1400여 곳을 찾아 8000여 가지 음식을 소개했다.
즉 '최불암의 밥상'을 보고 싶다면 2011년 1월부터 2025년 4월 사이 회차를 고르면 된다. 2026년 9월 방송된 15주년 특집 2부작처럼 최근 편은 최수종 진행분이라는 점만 기억해 두면 헷갈리지 않는다.
회차가 700개를 넘다 보니 목록만 펼치면 막막하다. 기준을 하나만 정하면 선택이 쉬워진다.
지역으로 고르기. 내 고향이나 다녀온 여행지 이름으로 찾으면 그 지역 밥상 편이 대개 하나씩은 있다. 익숙한 장소가 화면에 나오면 몰입이 빠르다.
제철로 고르기. 지금 계절에 나는 식재료 편을 고르는 방법이다. 요즘 같은 가을과 겨울이라면 대구, 김장, 과메기, 메밀처럼 추운 철 음식 편이 계절감과 맞는다.
식재료로 고르기. 좋아하는 재료 하나, 이를테면 젓갈이나 두부, 민물고기를 키워드로 삼으면 여러 지역의 조리법을 한 편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
본편은 KBS 1TV에서 방송되고, 지난 회차는 KBS 공식 프로그램 홈페이지와 KBS 앱의 다시보기에서 찾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웨이브 같은 OTT에도 KBS 교양 콘텐츠가 올라오지만 본편 전 회차가 늘 갖춰져 있지는 않다.
유튜브에는 공식 채널이 올린 하이라이트 클립이 많아, 전편을 보기 전 분위기를 가늠하는 용도로 쓸 만하다. 다만 무료 제공 여부와 보유 회차는 시점에 따라 바뀌니, 보고 싶은 회차 제목을 각 서비스에서 직접 검색해 확인하는 편이 빠르다.
입문자라면 2011년 첫 회 '거제 겨울 대구'로 프로그램의 원형을 본 뒤, 2025년 4월 700회 최불암의 마지막 방송을 이어 보는 순서를 권한다. 14년의 처음과 끝을 짧게 훑을 수 있다.
여행과 풍경에 끌린다면 지역 축으로, 요리 자체가 궁금하다면 식재료 축으로 두세 편만 골라 봐도 충분하다. 한 편이 보통 한 시간 안짝이라 부담도 적다. 순서를 맞추려 애쓰기보다 오늘 끌리는 한 편을 먼저 트는 것이 이 프로그램을 가장 편하게 즐기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