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크리에이터 헤이지니의 전 직원 A씨가 노동 착취와 산재 방해 의혹을 제기했고, 유튜버 이진호가 10월 27일 두 사람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논란이 커졌다. 현재 공개된 내용은 대부분 당사자들의 상반된 주장이어서, 어느 쪽이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폭로와 해명을 각각 누가 무엇을 근거로 말했는지 구분해 읽어야 섣부른 결론을 피할 수 있다.

키즈 크리에이터 헤이지니(본명 강혜진)를 둘러싼 노동 착취와 산재 방해 의혹이 번지고 있다. 흐름을 먼저 정리하면 이렇다. 헤이지니의 회사 키즈웍스에서 일했던 전 직원 A씨가 처우와 산재 처리를 두고 의혹을 제기했고, 회사 측은 입장문으로 이를 반박했다. 이어 유튜버 이진호가 2026년 10월 27일 자신의 채널에 헤이지니와 A씨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여기서 분명히 해 둘 것이 있다. 지금 확인되는 사실은 '누가 무엇을 공개하고 말했는가'까지다. 녹취가 공개됐고 회사가 입장을 냈다는 행위는 사실이지만, 그 안에 담긴 주장들의 진위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두 건의 보도 모두 내용이 당사자들의 주장이며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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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측 주장부터 보자. A씨는 연봉 2000만원을 받으며 하루 최대 16시간을 일했고, 그 과정에서 공황장애 등의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2020년 1월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산재 처리 과정이다. A씨는 회사가 처음에는 돕겠다고 했지만 이후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의견서를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헤이지니가 400만원을 주는 대신 산재를 신청하지 않는 방법을 제안했다고도 했다. 이진호가 공개한 녹취에서는, A씨가 불인정 의견서의 특정 문구를 헤이지니가 직접 작성했는지 묻자 헤이지니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주장들은 어디까지나 A씨 측이 제기한 것이며,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회사 측 설명은 결이 다르다. 사측은 입장문에서 산재 신청을 방해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2018년 말 A씨가 산재 신청 의사를 밝히자 이를 존중해 외부 공인노무사를 소개하고 상담을 도왔으며 신청 절차도 안내했다는 것이다.
또 재직 당시 연봉을 올려 주고 주거 보증금을 지원하는 등 처우에 신경 썼다고 밝혔다. 헤이지니 측은 대화를 통해 사태를 풀겠다는 입장도 함께 냈다. 폭로가 그린 그림과 정반대 방향의 설명인 셈이다.
양측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는 지금, 더 중요한 건 무엇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는지다.
우선 공개된 녹취는 전체가 아니라 일부다. 헤이지니가 "그렇다"고 답했다는 대목도 앞뒤 맥락이 함께 공개되지 않아,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인정한 것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의견서에 실제로 어떤 문구가 담겼는지, 400만원 제안이 오갔는지 역시 한쪽의 설명만 나온 상태다.
무엇보다 산재 인정 여부나 회사가 제출한 의견서의 적법성 같은 판단은 여론이 아니라 근로복지공단과 수사·사법기관이 가릴 영역이다. 아직 어떤 공적 결론도 나오지 않았다. 지금 단계에서 한쪽을 가해자나 피해자로 확정하는 건 성급하다.
연예인이나 유튜버를 둘러싼 폭로전은 비슷한 구조로 반복된다. 감정을 자극하는 단어와 짧은 녹취 몇 초가 먼저 퍼지고, 맥락은 뒤늦게 따라온다. 휩쓸리지 않으려면 읽는 순서를 정해 두는 편이 낫다.
첫째, 주장과 사실을 가른다. "~라고 주장했다"와 "~로 확인됐다"는 전혀 다른 문장이다. 기사가 둘을 구분하는지부터 본다. 둘째, 1차 자료인지 전언인지 확인한다. 녹취나 문서 원본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요약해 전한 말인지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 녹취라면 전문인지 편집본인지도 살핀다.
셋째, 양측 입장이 모두 실렸는지 본다. 한쪽 주장만 담은 글은 그만큼 기울어져 있다. 넷째, 시점을 구분한다. 2018년의 상담 주선과 2020년의 산재 인정, 2026년의 녹취 공개는 각기 다른 국면이다. 이것들을 뭉뚱그리면 인과가 왜곡되기 쉽다.
결국 폭로전에서 독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일은 결론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면, 판단을 미루는 것도 하나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