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스튜어트는 《스타 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피카드 선장과 엑스맨 시리즈의 프로페서 X로 서로 다른 두 프랜차이즈를 대표한다. 그래서 입문자는 두 역할을 먼저 구분한 뒤 드라마파와 영화파로 나눠 시청 순서를 잡는 편이 효율적이다. 셰익스피어 극단 출신인 그의 진짜 연기를 보려면 《햄릿》(2009)과 《맥베스》(2010)까지 확인하고, 각 작품의 국내 시청 경로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패트릭 스튜어트를 안다고 할 때, 대부분은 두 얼굴 중 하나를 떠올린다. 휠체어를 탄 돌연변이 리더 프로페서 X, 그리고 우주선 엔터프라이즈의 선장 장뤼크 피카드다. 입문의 첫 단추는 이 둘이 전혀 다른 프랜차이즈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피카드는 《스타 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1987~1994)의 주인공으로, 7시즌 176화를 이끌었다. 프로페서 X는 2000년 영화 《엑스맨》부터 2017년 《로건》까지 이어진 마블 계열 캐릭터다. 두 역할 사이에는 공통점이 없다. 그래서 "스타 트렉을 봐야 엑스맨이 이해된다" 같은 연결은 성립하지 않는다. 본인이 끌리는 쪽부터 고르면 된다.

Adis Resic
TV 시리즈가 궁금하다면 순서는 비교적 단순하다.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먼저 보고, 2020년 시작한 후속작 《스타 트렉: 피카드》(2020~2023, 3시즌 30화)로 넘어가는 흐름이다. 피카드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이후 약 20년 뒤를 다루므로, 원작을 알고 보면 인물 관계가 훨씬 선명해진다.
다만 7시즌은 입문자에게 부담스럽다. 전편 완주가 목표가 아니라면, 시즌 1의 느슨한 초반은 건너뛰고 시즌 3 전후부터 보는 사람도 많다. 피카드의 지휘 스타일과 캐릭터가 이 무렵 자리를 잡기 때문이다.
후속작 《피카드》는 특히 마지막 시즌이 중요하다. 시즌 3에서 넥스트 제너레이션 주요 출연진이 다시 모이는데, 원작을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의 감상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지점이다. 시간이 없다면 원작의 핵심만 훑고 시즌 3를 보는 것도 방법이다.
극장 영화에 익숙하다면 엑스맨 라인이 더 편하다. 스튜어트는 《엑스맨》(2000), 《엑스맨 2》(2003), 《엑스맨: 최후의 전쟁》(2006)에서 프로페서 X를 맡았고,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에서 젊은 자비에 역의 제임스 맥어보이와 한 화면에 섰다.
입문용 종착점은 《로건》(2017)이다. 이 작품은 늙고 쇠약해진 자비에를 그려, 스튜어트가 17년간 쌓아온 캐릭터를 마무리하는 성격이 강하다. 히어로물의 화려함보다 노쇠와 상실을 다루기 때문에, 액션을 기대하고 보면 결이 다를 수 있다. 바로 그 점이 그의 연기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영화 네 편을 개봉 순서대로 본 뒤 《로건》으로 끝맺으면, 한 배우가 같은 인물을 세월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연기하는지 체감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대중 프랜차이즈다. 스튜어트의 뿌리는 다른 곳에 있다. 그는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RSC) 출신의 정통 무대 배우다. 피카드 특유의 또박또박한 발성과 무게감은 이 훈련에서 나온다.
극단 출신 연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은 두 편이다. 하나는 《햄릿》(2009) TV 영화다. 데이비드 테넌트가 햄릿을 맡은 RSC 무대 공연을 영상화한 것으로, 스튜어트는 숙부 클라우디우스와 선왕의 유령을 동시에 연기했다. 다른 하나는 《맥베스》(2010) TV 영화로, 호평받은 무대 공연을 바탕으로 그가 맥베스 역을 맡았다.
이 두 작품은 프랜차이즈 캐릭터와 결이 완전히 다르다. SF나 히어로물에서 보던 절제된 리더가 아니라, 대사의 밀도와 감정의 진폭을 전면에 드러내는 연기를 확인할 수 있다. 피카드가 좋았던 이유가 그의 목소리와 존재감이었다면, 그 정체가 무엇인지 이 작품들에서 드러난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작품마다 국내 시청 경로가 다르고, 서비스 라인업은 수시로 바뀐다.
엑스맨 시리즈와 《로건》은 폭스 라이브러리에 속해 디즈니 계열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스타 트렉 드라마는 국내 정식 스트리밍이 제한적이다. 저스트워치 한국판 기준 《피카드》는 검색 시점에 국내 스트리밍 옵션이 확인되지 않았고, 파라마운트+ 등 해외 서비스 중심으로 제공된다.
그래서 "순서를 정했다"에서 끝내지 말고, 보기 전에 저스트워치 한국판이나 각 OTT에서 해당 작품의 현재 제공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시간을 아낀다. 드라마파라면 스타 트렉 접근 경로부터, 영화파라면 엑스맨 라인의 가용 서비스부터 점검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