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2회 만에 14.9% 시청률을 올리는 동시에 탈장 처치, 마취, 300J 제세동 등 세 장면을 두고 의학 고증 논란이 일었다. 의학 자문인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이 틀린 부분은 자문이 제작진과의 논쟁에서 진 것으로 봐 달라고 밝히면서, 자문이 붙었어도 오류 가능성은 남는다는 점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시청자가 지적한 장면이 실제 오류인지 드라마 각색인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극적 압축과 사실 오류를 구분해 보는 기준이 필요하다.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출발이 좋았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회 11.4%, 2회 14.9%로, 이정림 감독이 첫 주 목표로 내건 9.21%를 가볍게 넘겼다. 김지원이 천재 외과의 계수정을 연기하는 이 작품은 일본 TV아사히 '닥터-X'를 리메이크한 메디컬 누아르다.
그런데 높은 시청률과 함께 의학 고증을 둘러싼 지적도 올라왔다. 흥미로운 건 이 논란의 한가운데에 드라마의 의학 자문이 직접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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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이 문제 삼은 장면은 대체로 세 가지로 모인다.
첫째는 탈장 환자 처치다. 서혜부 탈장을 이미 손으로 밀어 넣어 정복한 상태인데도, 응급수술을 위해 119 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하는 설정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둘째는 마취 상황이다. 환자의 혈압이 잡히지 않는 위급한 순간에 마취과가 에피네프린 투여 같은 기본 조치를 하지 않는 것으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셋째는 심정지 환자에게 300J로 제세동하는 장면이다. 한 시청자는 이 수치를 비꼬는 투로 언급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여기서 분명히 해 둘 게 있다. 이 셋은 모두 '시청자가 지적한' 내용이고, 의료계가 공식적으로 오류라고 판정한 것은 아니다. 각각이 실제 오류인지, 아니면 연출상 압축인지는 보도만으로는 확정되지 않았다.
판단의 실마리는 자문 본인이 줬다. 이 드라마의 의학 자문은 응급의학과 의사이자 작가인 남궁인이다. 그는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닥터X'에 처음으로 현장 자문으로 참여했다고 밝히면서, 의학적으로 틀린 부분이 나오면 그건 자문이 제작진과의 논쟁에서 진 것으로 봐 달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이 말은 두 가지를 동시에 알려 준다. 하나는 전문가 자문이 실제로 붙었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자문의 의견이 모든 장면에 반영되지는 못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자문이 있다고 해서 모든 묘사가 의학적으로 옳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자문 당사자가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제작진의 공식 해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의학 드라마에서 고증 논란은 늘 따라붙는다. 중요한 건 모든 지적을 오류로 몰지 않고, 허용 가능한 각색과 사실 오류를 구분해 보는 눈이다. 세 가지 기준이 도움이 된다.
첫째, 극 전개를 위한 압축인가다. 긴 처치 과정을 짧게 보여 주거나 긴장을 높이려 상황을 극적으로 구성하는 건 드라마의 영역이다. 반면 처치의 기본 순서 자체가 뒤바뀌었다면 그건 각색이 아니라 오류에 가깝다.
둘째, 시청자에게 잘못된 상식을 심을 위험이 있는가다. 응급 상황 대처처럼 현실에서 따라 할 여지가 있는 장면은 더 엄격하게 봐야 한다. 반대로 드라마적 과장이 분명해 누구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연출이라면 무게가 다르다.
셋째, 자문 반영 여부가 드러나는가다. 이번처럼 자문이 "졌다"고 표현한 지점은, 제작진이 극적 효과를 위해 전문가 의견과 다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 경계를 시청자가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다르다.
결국 고증 논란을 즐기는 방법은 장면마다 '이건 연출일까, 실수일까'를 스스로 나눠 보는 것이다. 닥터X의 경우 자문의 솔직한 고백 덕분에, 그 구분선을 시청자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