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알지 못하는 유명인에게 느끼는 일방적 유대감을 뜻하는 '파라소셜'이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새로 올랐고, 앞서 케임브리지 사전은 2025년 올해의 단어로 뽑았다. 한 멕시코 매체는 이 단어를 설명하며 BTS 지민을 예시 캐릭터로 그려, 전문 학술어가 팬덤을 통해 대중어가 됐음을 보여줬다. 파라소셜은 팬을 비하하는 말이 아니라 스타와 팬의 관계를 설명하는 중립적 용어라는 점을 기억해두면 된다.
직접 만난 적도 없는 스타에게 느끼는 친밀감. 이 일방적인 감정을 가리키는 영어 단어가 '파라소셜(parasocial)'이다. 최근 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새로 올린 단어이고, 이 단어를 설명하는 한 인포그래픽에 BTS 지민이 예시로 등장하면서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파라소셜은 사전에서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유명인이나 가상의 인물, 나아가 인공지능과 맺는 일방향의 정서적 연결'로 풀이된다. 팬은 상대를 잘 알고 가깝게 느끼지만, 상대는 팬 한 사람 한 사람을 알지 못하는 관계를 말한다.
사실 새 단어는 아니다. 1956년 사회학자 도널드 호턴과 리처드 볼이 TV 시청자가 방송 출연자에게 느끼는 애착을 설명하며 만든 학술 용어였다. 70년 가까이 학계 안에 머물던 말이 최근 대중어로 옮겨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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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화의 신호탄은 2025년이었다. 케임브리지 사전은 지난해 11월 '파라소셜'을 올해의 단어로 뽑았다. 유명인과 인플루언서는 물론 AI 챗봇에게까지 일방적 유대를 느끼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이유였다. 케임브리지 측은 "한때 전문 학술어였던 말이 주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6년 9월 메리엄-웹스터가 약 1,400개의 새 단어와 뜻풀이를 추가하면서 파라소셜을 정식으로 실었다. 이때 '룩스맥싱', '바이브 코딩', '릭롤' 같은 인터넷 유행어도 함께 올랐다. 한 해 사이 두 유력 사전이 잇따라 이 단어를 공인한 셈이다.
지민을 예시로 그린 것은 사전이 아니다. 멕시코의 스페인어권 비주얼 정보 매체 픽톨라인(Pictoline)이 메리엄-웹스터의 새 단어 소식을 그래픽으로 소개하면서, 파라소셜을 설명하는 장면에 지민을 등장시켰다.
인포그래픽 속 캐릭터는 금발 롱헤어에 'JIMIN'이라고 적힌 검은 재킷을 입고 결혼식을 올린다. 옆에는 "당신은 유대감을 느끼지만, 그는 당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취지의 설명이 붙었다. 세계적으로 팬층이 두꺼운 지민이 개념을 한눈에 보여주는 사례로 선택된 것이다.
다시 말해 지민이 사전 표제어에 오른 것도, 파라소셜의 대표 인물로 사전이 지목한 것도 아니다. 단어를 쉽게 전달하려는 매체의 창작 예시라는 점은 구분해둘 필요가 있다.
파라소셜이라는 말이 퍼지면서, 한쪽에서는 '팬을 깎아내리는 표현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원래 이 말은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단어가 아니라 관계의 방향을 설명하는 중립 용어다. 멀리 있는 대상에게 위로와 소속감을 얻는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이기도 하다.
다만 상대가 나를 안다고 착각하거나, 일상이 흔들릴 만큼 감정을 쏟는 경우라면 건강한 거리인지 스스로 돌아볼 신호일 수 있다.
용어가 다루는 범위도 넓어졌다. 초기에는 TV 스타에 대한 애착을 뜻했지만, 지금은 유튜버·스트리머 같은 1인 미디어와 AI 챗봇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실시간 방송과 소셜미디어로 스타의 일상을 매일 지켜보게 되면서, 예전보다 훨씬 가깝게 느끼기 쉬운 환경이 된 것이 이 단어가 뜬 배경이다. 파라소셜은 팬덤을 나쁘게 규정하는 낙인이라기보다, 스타와 팬이 맺는 관계의 구조를 설명해주는 열쇠말에 가깝다. 사전이 이 단어를 실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런 관계가 우리 일상에 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