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닥터X 4회에서 외과의 나대일이 과거 수술한 환자의 간에 자신의 이니셜 D.N을 새긴 장면이 공개돼 화제가 됐고, 이는 2013년 영국에서 환자 간에 SB를 새긴 외과의 사이먼 브램홀 사건과 닮았다. 다만 닥터X는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허구이고 제작진이 브램홀 사건을 참고했다고 밝힌 적은 없어, 장면이 닮았을 뿐 실화를 옮긴 것은 아니다. 실제 브램홀이 수감 대신 벌금과 사회봉사를 받은 것처럼 의료 드라마의 자극적 장면은 모티브가 된 실화보다 과장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과 연출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드라마에서 환자의 간에 새겨진 이니셜을 보고 실화인지 궁금했다면, 답은 '절반만'이다. 꼭 닮은 실제 사건은 있지만, 드라마가 그 사건을 옮겨 온 것은 아니다.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4회(10월 17일)에서, 외과 교수 나대일(장승조)이 과거 군의관 시절 살려낸 환자 권충현의 간에 자신의 이니셜을 본뜬 'D.N' 문양을 새긴 사실이 드러났다. 담낭염으로 실려 온 권충현을 응급 수술하던 계수정(김지원)이 이 흔적을 발견한다. 선량해 보이던 나대일이 소름 끼치는 인물로 뒤집히는 반전이었다. 4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8.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다만 '닥터X'는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허구이고, 기사 어디에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언급은 없다.

Max Mishin
장면이 겹쳐 보이는 사건은 따로 있다. 영국 버밍엄 퀸엘리자베스 병원의 간 이식 외과의 사이먼 브램홀은 2013년, 수술 중 지혈에 쓰는 아르곤 빔 장비로 환자 두 명의 간 표면에 자신의 이니셜 'SB'를 새겼다. 환자들은 마취 상태여서 동의할 수 없었다. 이 사실은 한 환자가 추가 수술을 받다가 약 4㎝ 크기의 'SB'가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브램홀은 2017년 환자 두 명에 대한 폭행 혐의를 인정했고, 2018년 법원에서 벌금 1만 파운드와 사회봉사 12개월을 선고받았다. 수감은 면했다. 환자들에게 신체적 피해는 없었고 표식도 장기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 환자는 심리적 고통을 겪었다. 그는 2022년 의료인 등록부에서 제명됐다.
두 이야기가 겹치는 지점은 분명하다. 외과의가 임상적 이유 없이 환자의 간에 자기 이니셜을 새겼고, 그 사실이 나중에 다른 의사의 수술 과정에서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러나 결은 다르다.
| 항목 | 드라마 '닥터X' | 실화(브램홀) |
|---|---|---|
| 이니셜·대상 | 'D.N', 과거 수술 환자에게서 발견 | 'SB', 간 이식 환자 2명 |
| 배경·도구 | 한국 병원, 극적 각색 | 영국, 지혈용 아르곤 빔 |
| 인물상 | 선역에서 사이코패스 빌런으로 반전 | 법원은 피로와 오만으로 판단 |
| 결말 | 의료계 '하얀 마피아' 서사 | 벌금·사회봉사, 등록부 제명 |
매체들도 두 사건을 '닮은 사건'으로 나란히 소개할 뿐, 제작진이 브램홀 사건을 참고했다고 밝힌 바는 없다. 닮음은 어디까지나 모티브에 대한 추정이다.
이 장면처럼 실화가 궁금해지는 대목을 만났을 때 확인할 기준이 몇 가지 있다.
궁금하면 장면의 핵심 단어에 '실화'를 붙여 검색하고, 판결문이나 당국 발표 같은 1차 보도로 교차 확인하면 된다. 닮은 장면 하나가 작품을 실화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 장면이 어디서 왔는지 따로 확인하는 습관이 의료 드라마를 더 정확히 보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