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박위는 8월 21일 KTX 낙상 사고 CCTV를 공개했다가 하루 만인 22일 영상을 내리고 사과했다. 휠체어 이용자 안전을 짚으려던 취지였지만, 이미 현장에서 사과한 개인을 특정 가능하게 노출하면서 여론이 '안전 문제제기'가 아닌 '개인 저격'으로 받아들인 것이 반전의 지점이다. 사과 이후에도 CCTV 입수 경위와 사적 공개의 정당성이라는 쟁점은 남아 있다.

박위는 가수 송지은의 남편이자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운영하는 휠체어 이용자다. 사건의 출발점은 8월 14일이다. 그는 KTX에서 내리던 중 하차용 경사로 위에 놓인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휠체어 바퀴가 걸려 넘어졌다. 고의가 아닌 실수였고, 근무자는 현장에서 정중히 사과했다.
일주일 뒤인 8월 21일, 박위는 '위라클'에 'CCTV 영상을 공개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휠체어 이용자가 대중교통에서 충분한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취지였다. 여기까지는 공감을 살 만한 주제였다.

Pin Wang
분위기가 뒤집힌 데는 몇 가지가 겹쳤다. 첫째, 사고 자체가 고의가 아닌 실수였다. 둘째, 근무자가 이미 현장에서 사과한 상황이었다. 셋째, 그런 개인의 모습이 담긴 CCTV를 대형 채널에 그대로 공개하면서 신원이 특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박위의 발언이다. 그는 "발을 경사로 위에 올려둔 것 자체가 화가 났다", "납득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도와 환경을 짚으려던 이야기가 특정 개인을 겨냥한 감정으로 읽히는 순간, 시청자들은 이를 '안전 문제제기'가 아니라 '공익근무요원 저격'으로 받아들였다. 사실관계보다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가 여론을 갈랐다.
이 사건에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층위가 얽혀 있다. 하나는 휠체어 이용자가 대중교통에서 겪는 안전 문제라는, 그 자체로 정당한 공론화 대상이다. 다른 하나는 실수를 한 개인의 초상과 행동이 담긴 영상을 본인 동의 없이 공개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문제다. 앞의 주제가 정당하다고 해서 뒤의 방식까지 정당해지지는 않는다. 여론은 이 둘을 분리해서 봤고, 결국 방식 쪽에 무게를 실었다.
비판은 박위 개인에서 멈추지 않았다. 아내인 가수 송지은의 SNS에까지 악플이 몰렸다. 사건 당사자가 아닌 배우자에게 화살이 옮겨간 것으로, 온라인 논란이 한 사람의 문제에 갇히지 않고 주변으로 번지는 전형적인 양상이 나타났다.
8월 22일 박위는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그는 "생각이 짧았다"며 "저를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정중히 사과해 주셨던 근무자님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다만 사과로 상황이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다. 세 가지 물음이 남아 있다. 하나는 박위가 CCTV 영상을 어떤 경위로 입수했는지다. 또 하나는 개인이 담긴 CCTV를 사적으로 공개하는 것 자체가 정당한지다. 마지막으로 게시판을 통한 공개 사과가 아니라 사회복무요원 본인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정리하면, 문제제기의 취지 자체가 틀렸다기보다 방식이 문제였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영상을 공개 채널에 올린 판단이 취지를 덮어버렸고, 그 판단을 되돌리는 데 하루가 걸렸다. 사고 자체보다 공개 방식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는 점에서, 이번 일은 영향력 있는 개인 채널이 개인 정보가 담긴 자료를 다룰 때의 기준을 다시 묻게 한다. 사과로 국면은 일단락됐지만, 남은 세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이 나와야 이 사안은 완전히 닫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