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개국 20주년 특별기획으로 10월 10일 첫 방송하는 '100일의 거짓말'은 1932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 16부작 첩보 로맨스다. 소매치기에서 밀정이 된 이가경(김유정)과 두 개의 이름을 지닌 총독부 통역관 사토 히데오(박진영)가 적진 한복판에서 서로를 속이며 만난다. 시대극의 긴장과 멜로를 함께 원하는 시청자라면 첫 회의 잠입 설정이 취향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tvN 개국 20주년 특별기획 '100일의 거짓말'이 10월 10일 토요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을 시작한다. 1932년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16부작 첩보 로맨스다.
핵심 설정은 명확하다. 신분을 숨긴 두 사람이 적진 한복판에서 만나 100일 동안 서로를 속이며 가까워진다. 밝은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한다면 결이 다르고, 시대극 특유의 긴장과 멜로가 함께 있는 이야기를 찾는다면 관심을 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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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이 맡은 이가경은 소매치기 출신이다. 미국행 자금을 모으려 항일단체 구국단의 밀정이 되고, 통역생으로 위장해 조선총독부에 잠입한다. 생계형 손기술을 지녔던 인물이 거대한 조직의 일원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박진영이 연기하는 인물은 이름이 둘이다. 정무총감의 양자 '사토 히데오'이자 총독부의 신임 엘리트 통역관 '김태웅'. 영어와 일본어, 조선어 세 언어에 능통하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해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 어릴 때 양아버지에게 트라우마가 될 정도의 교육을 받은 배경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밀정과 통역관. 둘 다 진짜 얼굴을 감추고 사는 사람들이다. 한쪽은 조직의 명령을 받아 잠입했고, 다른 한쪽은 태어날 때부터 정체성을 강요받았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지금 서 있는 자리는 같은 총독부 건물 안이다.
제목 '100일의 거짓말'은 이 관계의 구조를 그대로 가리킨다.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혹은 알아채면서도 모른 척하며 보내는 시간이 곧 거짓말의 100일이 된다. 첩보물의 긴장이 멜로의 감정선과 겹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연출은 유인식 감독이 맡았고, 극본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쓴 류보리 작가가 썼다. 감성 멜로에 강했던 작가가 첩보물의 긴장을 어떻게 엮을지가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주변 인물도 갈등의 축을 만든다. 진선규는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 김현주는 구국단 저격수 유소란, 이무생은 미국 언론사 특파원 유필립을 연기한다. 저격수와 특파원까지 배치된 구성은 개인의 로맨스만이 아니라 조직 간 대립도 함께 다룰 것임을 시사한다.
박진영은 세 언어를 오가는 연기를 위해 준비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머리가 외운다기보다 입이 외운다는 느낌으로, 툭 치면 툭 말이 나오게 연습했다"며 현장 실수를 줄이려 끝까지 긴장했다고 말했다. 감정은 과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최대한 절제해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이렇다. 첩보와 멜로가 얽힌 시대극을 좋아하고, 신분을 숨긴 인물들의 심리전에 몰입하는 편이라면 첫 회부터 맞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무거운 시대적 배경이나 잠입·위장 설정 자체가 부담스럽다면 초반 전개가 장벽이 될 수 있다.
방향을 가늠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첫 회의 잠입 장면이다. 이가경이 총독부에 발을 들이는 순간의 긴장이 흥미롭게 느껴진다면 남은 회차도 따라갈 만하고, 그 설정이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취향이 아닐 확률이 높다. 방영 시작 전이라 실제 완성도는 첫 방송 이후에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