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뉴진스 멤버들이 14~17세에 어도어와 맺은 전속계약서를 입수해 정부 표준계약서의 미성년 보호 조항이 빠졌다고 보도하자, 하이브와 어도어는 별도 부속합의서로 보호했고 표준계약서는 권고안이라며 반박했다. 지금 분명한 것은 양측이 정반대 설명을 내놨다는 사실이며, 조항 누락이 곧 불법은 아니라는 점에서 보도와 반박을 갈라 읽을 필요가 있다. 표준계약서가 나눠 둔 건강·학습·수면·노출 등 보호 항목을 기준으로, 1차 자료로 확인된 사실과 이해당사자의 주장을 구분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지금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같은 전속계약서를 두고 뉴욕타임스와 하이브가 정반대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현지시간 11월 5일, 뉴진스 멤버들이 14~17세였던 2022년 어도어와 맺은 계약서를 입수해 미성년 보호 조항이 빠졌다고 보도했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다음 날 별도 부속합의서로 권리를 보장했고 표준계약서는 권고안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 판단하려면, 두 주장을 섞지 말고 먼저 갈라 놓아야 한다.

Leung Kwok Tung Ktleung
보도의 핵심은 '있어야 할 것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정부 표준계약서에 담긴 미성년 연예인의 건강·학습·수면권 보장과 과도한 노출 강요 금지 조항이 이 계약서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부적절한 이성 교제 금지' 같은 행동 제한은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고 지적했다.
조항 외에 세 가지를 더 문제 삼았다. 연습생 시절 성형과 피부 관리 등에 쓴 비용 상당 부분을 멤버가 나중에 갚도록 한 점, 소속사에 유리하게 산정되는 위약벌 방식, 그리고 계약이 끝난 뒤에도 초상과 음성을 활용할 수 있어 AI 음성 복제 등에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내용은 모두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며, 기사 스스로 검증된 사실로 못 박은 것은 아니다.
반박의 축은 '빠진 게 아니라 다른 문서에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브는 소속 레이블이 연습생과 별도로 국가 표준 청소년 부속합의서를 맺으며, 여기에 인격권·수면권·교육권·휴식권 보호 조항이 들어 있고 성인이 될 때까지 유효하다고 밝혔다. 계약 과정도 길었다고 했다. 2022년 1월 초안을 공유한 뒤 4월 서명까지 민희진 전 대표와 멤버, 부모, 일부 멤버의 법률 대리인이 함께 문구를 조율했으며, 이 사실을 기사에 넣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개별 쟁점에도 답했다. 위약벌은 표준계약서와 문구가 다를 뿐 경제적 효과는 같다고 했고, CCTV는 연습실 같은 공용 공간에만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초기 육성 비용은 하이브가 전액 부담했고 멤버들은 데뷔 직후부터 정산을 받았다고도 했다. 다만 미용 비용과 초상·음성 조항에 대한 조목조목의 재반박까지 공개된 것은 아니다.
논쟁의 기준점이 되는 표준계약서를 알면 양쪽 주장이 더 또렷해진다. 문체부가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한 개정 연습생 표준계약서와 청소년 표준 부속합의서는 보호 항목을 이렇게 나눠 둔다.
여기서 중요한 단서가 하나 있다. 문체부 담당자도 표준계약서를 "가장 널리 참고되는 기준 문서"라고 설명한다. 법으로 강제되는 양식이 아니라 권고·참고 기준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래서 특정 조항이 빠졌다는 사실만으로 계약 전체가 곧바로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의 지적과 하이브의 반박이 평행선을 달리는 지점도 여기다.
그렇다면 이 뉴스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세 가지 질문이 도움이 된다.
첫째, 1차 자료로 확인된 사실인가. 지금 확정된 것은 뉴욕타임스가 계약서를 입수해 보도했고 하이브가 반박했다는 '사건'뿐이다. 조항이 실제로 어떻게 쓰였는지는 계약서 원문이 공개되지 않아 외부에서 검증하기 어렵다.
둘째, 누가 하는 말인가. 보도도 반박도 모두 이해당사자이거나 한쪽의 자료에 기댄 것이다. 특히 반박을 전한 기사 상당수는 하이브 측 입장을 옮긴 것이므로, 같은 무게로 받아들이기 전에 출처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셋째, '누락은 곧 불법'이라는 등식에 빠지지 않았는가. 표준계약서가 권고 기준인 이상, 조항의 유무는 적정성을 따지는 출발점이지 위법 여부의 결론이 아니다.
이 사안은 이미 법적 다툼으로 번져 있다. 뉴진스 멤버들은 2024년 계약 해지를 선언했고, 2026년 3월 법원은 어도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어도어가 멤버 다니엘에게 약 300억 원대 위약벌을 청구하자 다니엘 측은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상태다. 계약서의 적법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언론의 분석이나 회사의 해명이 아니라, 결국 법원과 공정위의 결론에서 나올 것이다. 지금 독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전까지 확인된 사실과 양측의 주장을 섞지 않고 구분해 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