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이 10월 2일 유승준의 세 번째 비자발급 거부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세 차례 소송 모두 유승준이 이겼다. 법원은 비자 거부로 얻는 공익보다 유씨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고 봤다. 정부가 상고하면 대법원 판단이 남고, 승소가 확정돼도 사증 발급과 실제 입국은 별개 절차라 곧 입국으로 보긴 이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8-2부는 2일 유승준(스티브 유)이 낸 비자발급 거부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비자 발급을 거부해 얻는 공익에 비해 유씨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유승준은 지금까지 제기한 세 건의 비자 소송에서 모두 이겼다. 다만 '소송 승리'와 '한국 입국'은 아직 같은 말이 아니다. 왜 그런지 보려면 세 소송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부터 짚어야 한다.

Russ H
시작은 2002년이다. 유승준은 병역을 앞두고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얻어 병역을 면했고, 이후 입국이 금지됐다. 올해로 24년째 이어지는 상황이다.
1차 소송은 2015년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이 거부되면서 시작됐다. 외국 국적이 된 동포가 국내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체류·활동할 수 있는 비자인데, 총영사관이 이를 내주지 않은 것이다. 1심과 2심은 패소였지만, 대법원이 이를 뒤집어 사건을 돌려보냈고 2020년 3월 유승준 승소로 확정됐다.
그런데 이 판결 뒤 비자는 또 거부됐다. 유승준은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냈고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다시 이겼다. 그럼에도 2024년 6월 총영사관이 세 번째로 비자를 거부하자, 같은 해 9월 세 번째 소송을 제기해 이번에 1심에 이어 항소심까지 승소한 것이다.
핵심은 이 반복이다. 유승준이 이겨도 총영사관이 다시 거부하고, 그러면 또 소송으로 가는 구조가 세 차례 되풀이됐다.
이 되풀이의 밑바탕에는 하나의 긴장이 있다. 정부는 병역 기피로 막은 입국 금지가 지켜야 할 공익이라 보고, 법원은 그 거부로 얻는 공익보다 유씨 개인이 입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봤다. 다툼의 초점은 '입국 금지가 옳은가'가 아니라, 비자를 거부한 그 처분이 재량의 한계를 넘었는가에 있었다.
이번 항소심은 아직 끝이 아니다. 정부 측이 판결에 불복하면 판결문을 받은 날부터 2주 안에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상고하지 않으면 2주가 지나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즉 당장은 '확정 판결'이 아니라 '2심 승소' 단계다.
상고가 이뤄지면 사건은 대법원으로 간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따지는 곳이 아니라, 하급심이 법을 제대로 적용했는지를 살피는 법률심이다. 1차 소송 때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해 돌려보낸 전례가 있는 만큼, 상고심이 어떤 결론을 낼지 지금 단정하긴 어렵다.
설령 이번 승소가 확정되더라도, 그 자체가 입국 허가는 아니다. 법원이 취소한 것은 '특정 시점의 비자 거부 처분'이다. 판결이 확정되면 총영사관은 그 취지에 따라 비자 발급을 다시 심사해야 하는데, 과거 두 차례 승소 뒤에도 다른 이유를 들어 거부가 반복됐다는 점이 변수다.
게다가 비자가 실제로 나오는 것과, 입국해 활동하는 것은 또 다른 행정 절차의 문제다. 그래서 이번 판결을 '곧 한국 땅을 밟는다'로 읽기엔 아직 이르다.
당장 확인할 지점은 두 가지다. 정부가 2주 안에 상고하는지, 그리고 상고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될 경우 총영사관이 이번에는 비자를 발급하는지다. 이 두 고비를 넘어야 입국 이야기가 비로소 현실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