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에서 현숙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이불 밑에 모아둔 3,800만원에 자기 돈을 보태 백혈병 아이들을 위해 전액 기부한 사연을 전했다. 이 일화는 2007년 어머니 투병 병원에 8,700만원을 낸 것부터 20년 가까이 이어온 이동목욕차량 기부까지, '효녀가수'로 불려온 그의 오랜 나눔과 맞닿아 있다. 현숙을 처음 접했다면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나 '춤추는 탬버린' 같은 대표곡부터 듣고 그의 입담이 드러나는 토크 예능을 함께 보면 가수와 사람 양쪽을 알 수 있다.

17일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에서 현숙이 전한 사연은 이렇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에 이불 밑에 모아둔 돈 3,800만원이 뒤늦게 나왔고, 현숙은 여기에 자기 돈을 보태 백혈병을 앓는 아이들을 위해 전액 기부했다. 이 회차에는 배우 이계인, 가수 김연자가 함께 나온다.
어머니가 은행 대신 이불 밑에 현금을 조금씩 모아둔 세대였던 셈이다. 처음 보면 즉흥적인 선행 같지만, 그렇지 않다. 현숙에게 기부는 수십 년째 이어온 일이다.

Markus Winkler
현숙은 치매와 중풍을 앓던 부모를 오래 간병했고, 이 경험이 나눔의 출발점이 됐다. 2007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어머니가 투병하던 병원에 8,700만원을 기부했다.
눈에 띄는 건 꾸준함이다. 2004년부터 해마다 자신과 인연을 맺은 지자체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이동목욕차량을 기부해 왔다. 2022년 진안군 기부가 18번째였고, 2023년에는 세탁차까지 더했다. 같은 해 광고 모델료 3,000만원은 구세군 자선냄비에 넣었다.
대상도 넓다. 보도에 따르면 한양대병원에 통산 1억원, 백혈병 아동 수술비로도 1억원 넘게 냈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사랑의열매에도 각각 1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고향인 전북에서 받은 출연료는 학교와 단체에 돌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번 '이불 밑 3,800만원' 역시 그 대상이 백혈병 아이들이었다는 점에서 결이 같다.
누적 기부액은 방송에서 약 15억원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다만 이는 집계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비공식 수치다. '효녀가수'라는 호칭에 대해 정작 본인은 부담스럽다고 말해 왔다.
본명은 정현숙, 전북 김제 출신이다. 1979년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로 존재감을 알렸다. 중동에 일하러 간 가장을 둔 가정이 많던 시절의 정서와 맞물려 크게 사랑받은 곡이다.
이듬해 '정말로'는 보름 만에 터진 히트곡으로 꼽힌다. 세대가 바뀐 2004년에는 '춤추는 탬버린'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을 대표하는 노래를 남겼다. 한 시대의 히트곡에 머물지 않고, 세대를 건너 새 대표곡을 만들어낸 가수라는 뜻이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서 후배 가수들이 현숙으로 분해 이 곡을 부를 만큼 상징적인 무대다. 최근에는 가사를 직접 쓴 '김치볶음밥'을 냈고, 2024년 새만금개발청 홍보대사도 맡았다.
입문자라면 곡과 방송을 성격별로 나눠 접근하면 좋다. 노래는 시대순이 편하다. 그의 뿌리를 느끼려면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와 '정말로'를, 흥과 무대 매너를 보려면 '춤추는 탬버린'을 먼저 듣는 식이다.
방송은 두 갈래로 보면 입체적이다. '아는 형님'처럼 토크 예능에서는 입담과 사람됨이 드러나고, 트로트 경연이나 가요 무대에서는 가수로서의 기량이 보인다. 둘 중 하나만 보면 반쪽만 아는 셈이라, 토크 한 편과 무대 한 편을 짝지어 보는 쪽을 권한다. 이번 '아는 형님' 편은 기부 사연까지 겹쳐, 현숙을 가수와 사람 양쪽으로 알기에 괜찮은 출발점이 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