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가 10월 3일 SNS에 내한한 톰 크루즈와 찍은 투샷을 공개하며 정장 입은 고양이와 톰 크루즈 얼굴의 고양이를 그린 자작 그림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이 그림 한 장에는 웹툰 작가에서 방송인, 팝아트 화가로 이어진 기안84의 이력이 압축돼 있다. 그를 처음 접한다면 예능, 웹툰, 그림 순으로 따라가면 캐릭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인다.

웹툰 작가이자 방송인 기안84가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와 나란히 섰다. 그는 10월 3일 자신의 SNS에 '건강하세요 형님'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눈길을 끈 건 그가 직접 그려 건넨 그림이다. 정장을 차려입은 고양이 옆에, 톰 크루즈의 얼굴을 한 고양이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유머가 그대로 담긴 작품이다.
톰 크루즈는 그림을 든 채 환하게 웃었고, 다른 사진에서는 기안84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기안84는 '밥 해드리고 싶은데 바쁘시다고 하더라'는 말도 남겼다. 톰 크루즈는 신작 영화 '디거'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 레드카펫과 무대인사로 국내 팬들을 만난 이번 방문은 그의 13번째 공식 내한으로, 할리우드 배우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다.

Mona Termos
이 투샷이 흥미로운 이유는 선물이 하필 '그림'이었다는 데 있다. 많은 사람이 기안84를 예능 속 인물로 기억하지만, 그의 출발점은 그림이다. 본명 김희민, 1984년생인 그는 수원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지금의 투샷은 예능인 기안84가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기안84의 모습에 더 가깝다.
유명인을 고양이로 의인화해 비트는 방식도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화려한 기교보다 날것의 감정과 엉뚱한 상상을 앞세우는 건 그가 웹툰 때부터 지켜 온 특징이다. 이번 고양이 그림은 그 방식이 가장 압축된 형태라 할 만하다.
기안84의 이력은 크게 세 단계로 이어진다.
먼저 웹툰이다. 2009년 《노병가》로 데뷔한 뒤 《패션왕》으로 이름을 알렸고, 네이버웹툰 《복학왕》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거칠지만 솔직한 그림체와 현실적인 캐릭터가 그의 서명 같은 특징이다.
다음은 방송이다. 2016년부터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엉뚱하고 꾸밈없는 캐릭터로 얼굴을 알렸다. 2021년에는 이 프로그램으로 MBC 방송연예대상 남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중 다수에게 기안84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창구가 바로 이 방송이다.
마지막은 다시 그림이다. 2021년 《복학왕》 연재를 마친 뒤 그는 팝아트로 방향을 틀었고, 서울 강남의 갤러리에서 화가로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톰 크루즈에게 건넨 고양이 그림은 이 세 번째 단계의 연장선에 있다.
기안84를 이번에 처음 알았다면, 익숙한 쪽부터 접근하는 편이 이해가 쉽다.
연예인과 유명인의 투샷은 흔하다. 다만 기안84의 경우, 그 한 장이 웹툰·예능·미술로 갈라졌다 다시 모인 이력을 요약한다는 점이 다르다. 고양이 그림을 건네는 장면이 유독 그다워 보였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