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소속사 세무 기사에서 '추징'은 과세당국이 세금을 다시 매기는 행정 처분이고, '탈세(조세포탈)'는 부정한 행위가 있어야 성립하는 형사 문제로 단계가 다르다. 세무조사 착수나 추징 통보만으로는 탈세가 확정된 것이 아니며, 법인(소속사) 대상 과세와 연예인 개인에 대한 과세도 구분해 읽어야 한다. 기사에서 추징·혐의·고발·확정 중 어느 단계인지, 대상이 법인인지 개인인지, 불복 절차가 남았는지를 확인하면 속보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연예인 세무 기사에서 가장 자주 뒤섞이는 두 단어가 '추징'과 '탈세'다. 둘은 단계가 다르다.
추징은 세무조사 결과 덜 낸 세금을 다시 매기는 행정 처분이다. 과세당국이 "이만큼 더 내라"고 고지하는 것이고, 가산세가 붙기도 한다.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뜻이지, 범죄가 성립했다는 뜻은 아니다.
탈세, 정확히는 조세포탈죄는 형사 영역이다. 조세범처벌법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있을 때만 이 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이중장부를 만들거나 거짓 세금계산서를 꾸미는 식의 적극적인 조작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신고를 적게 했거나 안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원칙적으로 조세포탈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추징 통보'와 '탈세 확정'은 같은 선상에 둘 수 없다.

Vlad Deep
기사 제목만 보면 소속사가 조사받았는지, 연예인 개인이 조사받았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하지만 법인(소속사)의 법인세와 연예인 개인의 소득세는 완전히 다른 주머니다.
실제 쟁점이 된 사례가 이른바 '1인 기획사' 구조다. 세무 전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2024년 9월 배우 이하늬 씨와 소속사 호프프로젝트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여 소득세 등 약 60억원대를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이 지분 100%를 가진 법인이 정산금을 받는 구조였는데, 과세당국은 "연예 용역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일신전속적 활동"이라며 그 소득을 법인이 아니라 개인의 것으로 봤다. 법인 매출로 신고된 돈을 개인 소득으로 재분류해 세금을 매긴 셈이다.
여기서 기억할 점. 과세당국이 법인 소득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과, 그 연예인이 '탈세범'으로 확정됐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말이다. 보도에서도 탈세가 확정됐거나 검찰에 고발됐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세무 사건은 대개 이런 순서를 밟는다. 세무조사 착수, 추징(과세), 그리고 부정행위가 크고 뚜렷하다고 보면 국세청의 검찰 고발과 기소, 마지막으로 법원의 유죄 확정이다. 뒤로 갈수록 입증의 벽이 높아진다.
속보가 전하는 '추징 60억', '탈세 논란' 같은 표현은 대부분 앞쪽 단계에 있다. 같은 보도에서 함께 거론된 배우 유연석 씨의 '70억 탈세 논란'이나 조진웅 씨의 추징 기사 역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논란·조사 단계로 소개됐다. 의혹과 확정은 다르다.
당사자가 과세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툴 길이 있다. 세금이 고지되기 전에는 과세예고통지를 받고 30일 안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고지된 뒤에는 이의신청이나 조세심판원 등에 심판청구를 낼 수 있다. 심사·심판 청구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해야 하고, 이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행정소송으로 갈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추징액은 최종 확정 숫자가 아닐 수 있다. 불복 과정에서 깎이거나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추징 60억'이라는 제목을 그대로 '60억 탈세'로 읽으면 사실과 멀어진다.
기사를 볼 때 다음을 짚어 보면 속보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네 가지가 분명해질 때까지는, 추징 보도를 곧바로 탈세로 단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연예 뉴스에서 세금 이야기가 유독 빨리 번지는 만큼, 단어 하나하나를 구분해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