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의 전 매니저 2명이 폭로를 빌미로 회사 매출의 10%인 약 2억 5천만 원을 요구한 공동공갈 혐의로 9월 29일 첫 재판을 받았고, 두 사람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쟁점은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피고인 측 주장과 '협박을 수단으로 한 금전 요구'라는 검찰 판단 사이에서 공갈죄가 성립하는지다. 다음 공판은 10월 20일로, 폭로 언급이 협박이었는지와 요구 방식이 유무죄를 가른다.
박나래의 전 매니저 2명에 대한 첫 재판이 9월 2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두 사람은 검찰이 적용한 공동공갈 혐의를 사실상 전면 부인했다. 사건의 뼈대는 이렇다. 검찰은 이들이 소속사 대표인 박나래를 상대로 돈을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으면 사생활과 운영 관련 의혹을 언론에 폭로하겠다고 압박했다고 본다.
재판을 맡은 곳은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김수경 부장판사)이다. 전 매니저 신모씨는 구속 상태로, 이모씨는 불구속 상태로 각각 기소됐다. 이날 신씨 측은 입장을 밝혔고, 이씨 측은 다음 기일에 의견을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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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공소사실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공갈, 다른 하나는 횡령이다.
공갈 부분에서 검찰은 두 사람이 박나래가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썼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2024년 회사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약 2억 5천만 원을 요구했다고 본다. 여기서 핵심은 요구의 '방식'이다. 검찰은 이들이 인격모독, 성희롱, 대리처방 등 사생활·운영 관련 의혹을 언론에 제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금전 지급을 압박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돈은 실제로 건네지지 않았고, 요구는 미수에 그쳤다.
횡령은 신씨에게만 붙은 혐의다. 검찰은 신씨가 회사 자금 약 4,400만 원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공갈에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신씨 측의 논리는 검찰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요지는 "받을 돈을 받으려 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신씨 측 법률대리인은 퇴직 후 퇴직금과 성과급 등을 정당하게 받을 권리가 있었고, 언론 제보를 돈의 대가로 내건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세간에 오르내린 '5억 원 요구' 역시 그런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성과급은 애초 약정에 따라 지급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신씨는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를 인정했다.
정리하면 대립 구도는 단순하다. 검찰은 '협박을 수단으로 한 금전 요구'로, 피고인 측은 '정당한 권리 행사'로 같은 사실을 다르게 부른다. 재판은 이 간극을 메우는 과정이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짚고 가는 게 좋다. 받을 돈이 실제로 있었다고 해서 공갈죄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공갈죄(형법 제350조)는 사람을 협박해 겁을 먹게 하고, 그 상태에서 돈이나 재산상 이익을 넘겨받을 때 성립한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도 그 권리를 실행하는 수단이나 방법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협박이라면 공갈죄가 될 수 있다고 봐 왔다. 즉 '돈을 받을 자격'과 '그 돈을 요구한 방식'은 별개로 심사된다.
이번 사건에 대입하면 판단의 축은 이렇게 정리된다. 폭로 언급이 단순한 의사 표현이었는지, 아니면 상대를 겁먹게 해 돈을 내놓게 만든 협박이었는지다. 요구한 금액이 실제 받을 권리가 있던 돈의 범위 안이었는지도 함께 따진다. 요구가 미수에 그쳤다는 점은 형량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공갈은 미수도 처벌 대상이라는 점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여기에 두 사람이 함께 움직였다는 공동공갈은 형법상 단독 공갈보다 무겁게 다뤄진다.
다음 공판은 10월 20일로 잡혔다. 지금 단계에서 유무죄를 점치는 것은 이르다. 다만 재판이 어느 지점을 파고들지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첫째, 이씨 측의 입장이다. 신씨는 이미 혐의를 부인했지만, 함께 기소된 이씨가 다음 기일에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방어 전략이 같은 방향인지 갈리는지가 드러난다. 둘째, 폭로 언급의 실체다. 검찰이 협박으로 규정한 대화나 정황이 법정에서 어떻게 제시되고, 피고인 측이 이를 어떻게 반박하는지가 승부처다. 셋째, 박나래 본인의 법정 등장 여부다. 피해자로 지목된 당사자가 증인으로 서는지도 재판의 무게를 가른다.
결국 이 재판은 '얼마를 요구했나'보다 '어떻게 요구했나'를 다투는 자리에 가깝다. 다음 기일의 초점을 그 방식에 맞춰 지켜보는 편이 사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