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로, 한 카페를 스쳐 가는 네 쌍의 남녀를 담은 옴니버스 로맨스다. 한 공간에서 여러 인연이 교차하는 구성과 섬세한 대화는 감독의 전작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와 결이 닿아 있어 사건보다 감정의 공기를 따라가는 영화에 가깝다. 영화제 상영분은 이미 매진됐고 일반 개봉은 11월 예정이니, 정확한 상영 일정과 관람 방식은 공식 안내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문을 여는 작품은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다. 영화의전당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되며, 일반 극장 개봉은 11월로 예정돼 있다. 화려한 게스트와 상영작 규모에 관심이 쏠리지만, 정작 개막작이 어떤 영화인지는 짧은 보도만으로 감을 잡기 어렵다. 결론부터 말하면, 취향을 꽤 타는 영화다.

Jhany Blue
이 작품은 옴니버스 형식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넘어가는 동안, 한 카페를 스쳐 가는 네 쌍의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를 네 개의 에피소드로 엮는다. 김민하, 주종혁, 한선화, 장률, 심은경, 이희준, 전소영, 김동휘 등이 각 이야기를 맡았다.
하나의 거대한 서사가 몰아치는 구조가 아니라, 짧은 이야기들이 같은 공간에서 포개지는 형태다. 그래서 큰 사건이나 반전을 기대하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인물 사이의 공기와 대사의 결을 좋아한다면 몰입하기 좋다.
김종관 감독은 관계에서 생기는 미묘하고 애틋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연출로 알려져 있다. 은유적인 화면과 솔직한 대화가 그의 서명 같은 요소다.
특히 이번 개막작은 감독의 전작 '더 테이블'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더 테이블'도 작은 카페를 배경으로 하루 동안 오가는 네 번의 만남을 담은 옴니버스였다. 한 공간, 여러 인연, 대화 중심이라는 뼈대가 겹친다.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그 구조를 하루가 아닌 여름에서 가을이라는 계절의 폭으로 넓힌 작품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또 다른 대표작 '최악의 하루'는 늦여름 하루 동안 한 여성과 세 남자의 관계를 그려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받았다. '조제'로는 첫 상업 장편에 나섰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한 소설가가 카페와 길 위에서 여러 인물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형식을 택했다. 공간과 대화, 스쳐 가는 인연이라는 요소가 작품마다 반복된다. 이력을 보면 이번 개막작이 갑작스러운 변신이 아니라 감독이 오래 다뤄온 세계의 연장선임을 알 수 있다.
반대로 뚜렷한 플롯과 긴장감, 명확한 결말을 선호한다면 템포가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옴니버스 특성상 한 에피소드에 깊이 몰입하기도 전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리듬도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다. 개막작이라는 상징성만 보고 들어가기보다, 자신이 어느 쪽 취향인지 가늠한 뒤 선택하는 편이 후회가 적다.
영화제 상영분은 예매가 열리자마자 전석 매진됐다. 지금 이 작품을 보려는 대부분의 관객에게 현실적인 선택지는 11월로 예정된 일반 극장 개봉이다. 다만 개봉일과 상영관, 영화제 추가 상영 여부는 바뀔 수 있으니, 구체적인 일정과 예매 방법은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와 배급사 공지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