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2022~2025년 대학병원에서 수면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비대면 처방받아 매니저가 대신 받은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문제의 핵심은 약 자체가 아니라 의사가 직접 진찰한 환자 본인에게만 처방전을 줄 수 있다는 의료법 원칙을 비대면·대리수령이 깼다는 점이다. 싸이는 아직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았고, 청구 없이 기간이 지나면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된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수면제를 비대면으로 처방받아 매니저를 통해 대신 받은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약식12단독(최예진 판사)이 지난 15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내린 결정이다.
혐의 기간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다. 싸이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대면 진료 없이 처방받았고, 이 약을 매니저가 대신 수령했다. 문제가 된 약은 불면과 불안 치료에 쓰이는 자낙스와 스틸녹스로, 각각 알프라졸람과 졸피뎀 성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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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이 사건은 싸이가 금지된 약을 썼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낙스와 스틸녹스는 의사 처방이 있으면 쓸 수 있는 치료제다.
핵심은 처방과 수령의 절차다. 의료법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한 뒤 처방전을 작성하도록 하고, 직접 진찰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처방전을 내줄 수 없도록 정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대면 진료 없이 약이 처방됐고, 환자 본인이 아닌 매니저가 약을 받아 갔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오남용 우려가 커 관리가 더 엄격한데, 그 관리의 출발점인 '본인 진찰·본인 수령'이라는 원칙이 반복적으로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그래서 적용된 혐의도 마약류 관련이 아니라 의료법 위반이다. 처방 과정의 규정을 어긴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는 뜻이다.
벌금 500만원은 약식명령으로 정해졌다. 약식명령은 정식 재판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료를 부과하는 절차다. 검찰이 약식기소를 하면 법원이 서류를 검토해 형을 정한다. 비교적 가벼운 사건에서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식이다.
처분의 무게는 관련자들과 비교하면 더 분명해진다. 처방을 한 의사 역시 약식기소됐지만, 약을 대신 받아 간 매니저 등 4명은 기소유예로 마무리됐다. 즉 검찰은 처방과 수령의 구조를 만든 쪽에 책임을 물으면서도, 사안 전체를 정식 재판까지 갈 무게로는 보지 않은 것으로 읽힌다.
다만 벌금 액수를 이 사건의 '가벼움'으로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유명인의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문제가 형사 처벌로 이어졌다는 점 자체가 남기는 신호가 있다. 자낙스나 스틸녹스 같은 약은 의존과 오남용 우려 때문에 처방과 유통을 엄격히 관리하는데, 그 관리가 유명인의 편의 앞에서 느슨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사건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는 싸이의 선택에 달렸다. 약식명령을 받은 사람은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청구하면 일반 형사재판이 새로 열리고, 거기서 유무죄와 형량을 다시 다투게 된다.
반대로 이 기간에 청구하지 않으면 약식명령의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된다. 현재까지 싸이는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벌금형 확정으로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지만, 청구 기한 전까지는 결론을 단정하기 이르다.
결국 이번 일은 스타의 일탈이라기보다, 향정신성의약품 처방과 수령의 절차가 유명인이라고 예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