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가 영화 '암살자(들)'에 내놓은 오리지널 티켓은 투명판을 겹치면 육영수 여사 피격 장면에 탄흔이 포개지는 구조여서 패륜 굿즈라는 비판을 받았다. 비판은 실존 비극을 상품화하고 관객이 피격을 완성하게 한다는 점에 모였고, 배급사의 공식 대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피해자와 유족이 있는 소재인지, 특전이 감상을 돕는지 비극을 소비하게 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면 영화 굿즈의 선을 가늠할 수 있다.

논란이 된 것은 메가박스가 영화 '암살자(들)'에 맞춰 내놓은 오리지널 티켓이다. 흰색 티켓 본체 위에 총탄 자국이 인쇄된 투명판을 겹치면, 태극기와 연단, 육영수 여사로 보이는 인물 위로 탄흔이 포개지는 구조다. 관객이 직접 두 장을 겹쳐야 비로소 '피격 장면'이 완성된다는 점이 비판의 출발점이 됐다.
영화는 허진호 감독이 1974년 8·15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프로 만든 작품으로, 지난달 23일 개봉했다. 개봉 전부터 역사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 부산국제영화제 야외무대인사와 극장 무대인사가 취소된 상태였고, 이번 굿즈 논란이 그 위에 겹쳤다.

Erik Mclean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 티켓을 "패륜 굿즈"로 규정하고 전량 폐기와 사과를 요구했다. 개혁신당 이기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관객의 손으로 피격 장면을 완성하게 하는 듯한 디자인"이라며 "목숨을 앗아간 총격을 소장품으로 만들어야 했느냐"고 반문했다.
비판의 핵심은 두 가지로 모인다. 하나는 실존 인물의 죽음을, 그것도 유족이 생존해 있는 사건을 상품의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디자인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사건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투명판을 겹치는 행위로 피격을 '재현'하게 만든 구성이 특히 문제로 지적됐다.
반대편의 논리는 대체로 표현의 자유로 모인다. 창작과 그에 딸린 마케팅도 예술적 표현의 영역이며, 불쾌하다는 이유만으로 상품을 금지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사안에서 옹호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희미했다. 티켓을 배포한 메가박스나 제작사가 폐기나 사과, 혹은 디자인 의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기인 위원장이 "표현의 자유는 비판을 막아주는 방탄판이 아니다"라고 받아친 것도 이 지점을 겨눈 것이다. 표현할 자유가 있다면 그 표현을 비판할 자유도 함께 선다는 반박이다.
이번 일은 영화 특전 굿즈가 어디까지 가도 되는지를 다시 묻게 한다. 특전은 본래 작품에 대한 애정을 담는 기념품이다. 포스터, 엽서, 캐릭터 카드처럼 감상의 여운을 남기는 물건이라면 논란이 될 일이 거의 없다.
문제는 소재가 실존하는 비극일 때다. 관객이 영화 특전을 받아들 때 스스로 적용해 볼 기준을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와 상업적 마케팅이 겹치는 지점에서, 판단의 무게추는 결국 '그 사건에 당사자가 있는가'에 걸린다. 가상의 이야기라면 넓게 허용될 표현도, 누군가의 실제 죽음을 다룰 때는 다른 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논란이 남긴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