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이 중앙일보와 JTBC 등 주요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구조조정하는 가운데, JTBC는 법원 회생절차 속에서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당초 10월로 잡혔던 매각 공고를 11월로 미뤘다. 매각 공고는 공식적으로 인수자를 찾기 시작하는 단계일 뿐, 아직 주인이 바뀐 것도 방송이 멈추는 것도 아니다. 시청자는 공고 시점과 방식, 인수 후보, 이미 편성된 작품의 지속 여부, 제작 계열사 향방을 지켜보면 변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중앙그룹은 올해 주요 계열사를 한꺼번에 정리하는 국면에 들어갔다. 중앙일보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이 선정됐고, JTBC는 법원이 관리하는 기업회생절차 속에서 한영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드라마 제작사 SLL중앙과 영화관 메가박스중앙 등 다른 계열사도 각각 매각이나 정상화를 검토 중이다.
그룹이 이렇게 움직이는 배경에는 재무 부담이 있다. 일례로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2,211.9%까지 올랐고,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5,520억 원에 달한다. 계열사 매각이 현금을 확보할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꼽힐 만큼 사정이 빠듯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 JTBC 매각 공고 시점은 10월에서 11월로 미뤄졌고 확정 일정이 아니다. 공식 인수 예정자도 없고, 공개경쟁입찰로 갈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갈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Apriadi Kurniawan
매각 공고는 "이 회사를 팔겠다"고 시장에 알리고 인수 희망자를 모으는 출발점이다. 주인이 바뀌는 순간이 아니라, 인수자를 찾기 시작하는 신호다. 그래서 공고가 나와도 그다음에 실사, 입찰, 우선협상자 선정, 본계약이라는 긴 과정이 남는다.
JTBC가 밟는 회생절차는 여기에 한 겹을 더한다. 법원 관리 아래 채권자 권리를 조정하고 회생계획을 세우며 매각을 진행하기 때문에, 인수자만 고른다고 끝나지 않고 법원 허가가 필요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법정관리 자체가 매각을 늦춘다기보다, 거래 방식을 아직 못 정한 점이 지연의 더 직접적인 이유라고 본다.
정리하면, 지금은 '팔겠다'는 방향만 섰고 '누구에게, 어떻게'는 비어 있는 상태다.
여기서부터는 확정이 아니라 전망의 영역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건 지금 보는 드라마와 예능이 끊기느냐인데, 이미 방영 중이거나 제작에 들어간 작품은 통상 계약과 편성대로 진행된다. 당장 편성표가 다음 주에 뒤집히는 식의 변화는 매각 절차 초입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변수는 중기적으로 온다. 방송과 콘텐츠 제작·유통은 서로 맞물려 있어서, JTBC의 주인이 바뀌면 콘텐츠 투자 규모와 편성 방향, 계열 제작사와의 공급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JTBC 드라마를 만들어 온 SLL중앙 같은 제작사가 JTBC와 별개로 매각될 경우, 지금처럼 긴밀하던 '제작사-방송사' 연결이 그대로 유지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인수 주체가 누구냐도 콘텐츠 색깔을 좌우한다. 방송법상 대기업집단은 종합편성채널 지분 보유에 한도(보도상 30%)가 있어 인수 후보가 제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떤 성격의 자본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투자 여력과 편성 전략이 갈리는 셈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인수자가 정해져야 비로소 윤곽이 잡힌다.
막연히 불안해하기보다 몇 가지 신호를 따라가면 변화의 방향이 보인다.
이 가운데 인수자 선정과 제작 계열사 향방이 가장 큰 분기점이다. 그 전까지는 '회사가 팔릴 준비를 하고 있다'는 단계이지, '내가 보는 프로그램이 사라진다'는 단계가 아니다. 지금은 공고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나오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