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을 거절했는데도 가게나 사람이 방송에 노출됐다면, 먼저 사람 얼굴 문제인 초상권과 상호·간판 노출 같은 영업·명예 문제를 구분하고 공개된 외관인지 사적 공간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공개된 장소의 외관은 침해로 인정되기 어렵지만, 식별되게 특정되거나 동의 범위를 벗어나 노출되면 방송사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요청은 방송사 시청자 창구에 모자이크·삭제를 먼저 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과 법적 절차로 넘어가되, 방송 화면과 회차·일시 같은 증거부터 확보해야 한다.

맛집 예능을 보다 거절했던 내 가게, 혹은 지나가다 찍힌 내 얼굴이 화면에 나오면 당황스럽다. 먼저 알아 둘 것은, 모든 노출이 곧바로 위법은 아니고 대응 경로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그래서 바로 항의하기 전에 무엇이 어떻게 노출됐는지부터 가려야 한다. 순서는 방송사에 먼저 요청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심의기관과 법적 절차로 넘어가는 쪽이다.

Elina Volkova
쟁점은 노출된 대상에 따라 갈린다. 사람의 얼굴이 나왔다면 초상권 문제이고, 가게 상호나 간판이 특정돼 나왔다면 영업과 명예에 관한 문제다. 둘은 근거가 다르므로 섞지 말고 따로 봐야 한다.
장소도 중요하다. 판례는 공원, 개방된 등산로처럼 누구나 촬영할 것이 예상되는 공개된 장소에서의 촬영은 원칙적으로 초상권 침해로 보지 않는다. 길에서 보이는 가게 외관이 잠깐 지나간 정도라면 침해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예외가 있다. 비방하거나 모욕할 목적으로 찍었거나, 주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식별되게 노출됐거나, 비밀번호를 눌러 들어가는 사적 공간을 찍은 경우는 다르게 본다.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마찬가지다. 모자이크를 조건으로 승낙했는데 제대로 가리지 않았다면, 법원은 음성 변조나 뒷모습 처리가 미흡한 점을 들어 침해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현장에서 구두로 거절했는지, 어떤 조건으로 응했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하는 이유다.
가장 먼저 할 일은 항의가 아니라 기록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조차 "남아 있는 자료가 있어야" 시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실시간으로만 나가고 영상이 남지 않으면 노출됐다는 사실 자체를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방송 화면을 캡처하고, 프로그램명과 방송 회차, 날짜와 시각, 노출된 장면의 길이를 메모해 둔다. 재방송과 VOD, 유튜브 클립에 남아 있는지도 확인해 주소를 기록한다. 이 자료가 뒤이은 모든 요청의 근거가 된다.
| 경로 | 요청 내용 | 특징 |
|---|---|---|
| 방송사 시청자센터·고충처리인 | 재방송·VOD·클립 모자이크·삭제 | 가장 빠르고 먼저 시도 |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 방송심의규정 위반 심의·시정 요구 | 남은 기록이 있어야 |
| 언론중재위·법원 | 손해배상·방영 금지 등 | 피해 입증이 필요 |
1단계는 방송사다. 대부분의 방송사는 시청자 상담 창구와 고충처리인을 두고 있다. 확보한 자료를 들어 재방송과 다시보기, 공식 클립에서 해당 장면을 모자이크하거나 빼 달라고 요청한다. 이미 올라간 영상의 추가 확산을 막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2단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이다. 방송 내용이 초상권이나 사생활 보호에 관한 심의 규정을 어겼다고 판단되면 심의를 거쳐 삭제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실제로 초상권 관련 심의는 2024년 229건이 있었고, 그중 약 69%에서 시정 요구가 이어졌다. 다만 앞서 말한 대로 남아 있는 기록이 있어야 한다.
3단계는 법적 절차다. 손해가 분명하다면 초상권이나 영업권 침해를 들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보도성 내용이 섞였다면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방영이나 재송출을 막는 가처분은 요건이 까다로워, 초상권 주장만으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된 사례가 있다. 그래서 가처분은 피해가 크고 급박할 때 검토하는 최후 수단에 가깝다.
정리하면, 노출의 성격을 가려 증거를 확보한 뒤 방송사에 먼저 요청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심의와 법적 절차로 단계를 올리는 것이 현실적인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