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는 10월 20일 제28대 사장 최종 후보로 이태현 전 콘텐츠웨이브 대표를 선정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기로 했고, 앞서 법원은 현 사장 측이 낸 선임 중단 가처분을 기각했다. 이제 남은 절차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대통령 임명인데, KBS 사장은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자리가 아니어서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도 임명될 수 있다. 사장 교체는 보도·시사 프로그램 방향과 주요 임원 인사에 영향을 주지만 드라마·예능 편성은 단기간에 바뀌지 않으며 편성 자율성 장치도 작동한다.

KBS 이사회가 10월 20일 임시 이사회에서 제28대 사장 최종 후보로 이태현 전 콘텐츠웨이브 대표를 선정하고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하기로 했다. 이사회가 후보 한 명을 찍어 올리는 단계까지 끝났으니, 공식적으로 남은 절차는 두 가지다. 국회 인사청문회, 그리고 대통령의 임명이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순탄하진 않았다. 후보군은 공모와 서류 평가로 6명까지 좁혀진 뒤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의 면접·숙의를 거쳐 3명으로 추려졌고, 이사회가 이 3명을 최종 면접한 뒤 표결로 한 명을 골랐다. 현직인 박장범 사장이 선임 절차를 멈춰 달라며 낸 가처분을 법원이 10월 초 기각했고, 이사회는 정원 15명 중 8명만 참여한 가운데 개정 방송법이 정한 득표 기준을 채워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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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 제청이 끝나면 공은 국회로 넘어간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인사청문회를 열어 후보자의 자질과 경영 구상을 검증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일정까지 고려하면 새 사장 임명은 11월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KBS 사장은 국회의 임명동의 표결을 받아야 하는 자리가 아니다. 인사청문회는 거치지만, 국회가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2023년 박민 전 사장도 야당이 반발하는 가운데 청문회를 거쳐 임명됐다. 즉 청문회는 반드시 지나가는 관문이지만, 그 결과가 임명을 가로막는 거부권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이사회가 8인 체제로 의결한 점을 두고 대표성 논란이 남아 있어, 청문 과정에서 이 부분이 쟁점이 될 여지는 있다.
새 사장의 권한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은 조직과 사람이다. 사장은 보도·제작본부장 같은 주요 임원을 새로 세우고, 예산과 사업의 우선순위를 다시 짠다. 이 과정에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방향, 앵커나 진행자 구성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공영방송 사장 교체가 늘 '보도 공정성' 논란과 함께 다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당장 저녁 드라마나 주말 예능이 사장이 바뀌었다고 다음 주부터 뒤집히지는 않는다. 이미 편성이 확정됐거나 제작·계약이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단기적으로 그대로 간다. 제도적 장치도 있다. 개정 방송법은 노사 동수로 구성된 편성위원회가 편성규약을 정하도록 해, 사장 한 사람이 개별 프로그램 내용을 직접 좌우하기 어렵게 설계돼 있다. 수신료 금액이나 채널 구성 같은 큰 틀도 사장이 임의로 바꾸는 사안이 아니라 국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바깥의 결정을 거쳐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사장 교체에서 바로 체감되는 변화는 뉴스·시사와 인사 쪽이고, 드라마·예능 같은 일반 편성은 시차를 두고 조직 개편과 예산 배분을 통해 간접적으로 움직인다. 새 사장이 취임하더라도 즐겨 보던 프로그램이 당장 사라질지 걱정하기보다, 보도·시사 라인업과 주요 임원 인선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지켜보는 편이 실제 변화를 읽는 데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