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예능에서 식당이 화면에 오르는 경로는 제작진이 미리 협의하고 때로 협찬을 받는 방식과, 출연진이 즉석에서 찾아가 담는 방식으로 나뉜다. 최근 '전현무계획4'에서 촬영을 거절한 식당의 상호와 위치가 노출돼 논란이 된 것처럼, 두 방식 모두 고지와 동의가 빠지면 문제가 된다. 방송 첫머리의 협찬·간접광고 자막, 상호와 위치의 노출 방식, 출연 동의 여부를 살피면 협의된 노출과 문제 소지가 있는 노출을 어느 정도 가릴 수 있다.

맛집 예능에서 식당이 카메라에 담기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제작진이 미리 식당과 접촉해 촬영을 협의하는 방식이다. 섭외 과정에서 메뉴 구성이나 촬영 동선을 조율하고, 경우에 따라 협찬이 오간다.
다른 하나는 출연진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찾아가 담는 방식이다. 최근 '전현무계획4' 제작진은 식당과 사전 접촉해 촬영을 협의하거나 출연진의 방문을 미리 알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방송 첫머리마다 사전 섭외와 협찬이 없다는 자막을 내보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방식은 지향이 다르다. 사전 협의형은 안정적인 그림을 얻는 대신 '만들어진 노출'이라는 의심을 사기 쉽고, 즉석형은 생생함을 얻는 대신 식당의 의사와 충돌할 위험이 있다.

Elina Volkova
제도의 틀부터 보면 이해가 빨라진다. 간접광고, 흔히 말하는 PPL은 2010년 방송법에 정식 도입됐고 오락·교양 프로그램에서만 허용된다.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협찬은 받을 수 있어도 간접광고는 금지된다.
협찬은 조금 더 모호하다. 방송법에는 협찬 사실을 알리는 '협찬 고지'에 관한 규정만 있고, 협찬 자체를 규율하는 조항은 뚜렷하지 않다. 이 공백 탓에 협찬이 규제 사각지대로 꼽혀 왔다. 협찬고지의 세부 기준은 방송법 제74조와 시행령에 근거한 별도 규칙이 정하고 있다.
핵심 원칙은 하나다. 방송법 제73조는 방송광고와 방송프로그램이 혼동되지 않도록 명확히 구분하라고 정한다. 실제로 한 종합편성채널은 보도 프로그램에서 협찬금을 받고 상호를 노출했다가 이 조항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사전 협의형의 약점은 '고지'다. 돈이나 협찬이 오갔는데 그 사실이 화면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으면, 시청자는 소개를 광고로 의심하게 된다. 금전적 지원이나 협찬 같은 경제적 이해관계는 시청자가 알기 쉽게 표시해야 한다는 원칙이 그래서 강조된다.
즉석형의 약점은 '동의'다. '전현무계획4'에서는 촬영을 거절한 70대 사장의 식당 상호와 위치가 그대로 노출돼 역풍이 불었다. 원치 않은 노출이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협찬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 동의와 노출 범위가 쟁점이 된 사례다.
결국 노출 자체보다 그 노출이 투명하게 고지됐는지, 당사자의 동의를 거쳤는지가 논란의 분기점이 된다.
방송을 볼 때 다음을 확인하면 '협의된 노출'과 '문제 소지가 있는 노출'을 어느 정도 가릴 수 있다.
고지와 동의, 이 두 가지가 지켜졌다면 협의된 노출로 볼 여지가 크다. 반대로 둘 중 하나라도 빠졌다면, 그 장면은 한 번쯤 의심하며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