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가 지난 8일 유튜브 하와수에서 박명수, 하하와 다시 모여 무한도전 시절 촬영 전날 잠을 못 이룰 만큼 눌렸던 압박감을 털어놨다. 13년 넘게 이어온 부담을 결국 울면서 내려놓았다는 고백은, 웃음 뒤에 있던 무게를 보여준다. 세 사람은 언젠가 꼭 다시 뭉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정준하가 무한도전 전성기의 속내를 꺼냈다. 웃음을 만들던 사람의 고백치고는 무거웠다. 그는 월요일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해 녹화가 가까운 수요일이면 잠이 오지 않을 지경이었다고 했다. 촬영을 망친 날은 우울했고, 그런 긴장을 13년 넘게 안고 살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끝낼 때는 울었다고 한다.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소화하며 전 국민의 기대를 받던 예능이었던 만큼, 그 자리를 지키는 부담도 그만큼 컸다는 이야기다. 화면에서는 능청스러운 '식신' 캐릭터였지만, 그 뒤에는 매주 무언가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던 셈이다.

Alan Quirván
이 이야기가 나온 자리는 지난 8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하와수의 영상이었다. 박명수와 하하가 꾸리는 이 채널에 정준하가 합류하면서, 무한도전을 함께한 세 사람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영상 제목부터 '무한도전 비하인드 다 털고 간'이라고 붙었다.
털어놓은 사람은 정준하만이 아니었다. 하하는 무한도전을 하던 시절 늘 위기감이 있었다고 했다.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하며 스스로를 몰아세웠다는 것이다. 과거 "최악이다"라는 악플에 상처받았던 기억도 꺼냈다. 큰 기대를 받는 자리일수록 그 기대에 못 미칠 때의 부담이 컸다는 고백이다.
곁에서 박명수는 하하를 다독였다. 자신이 웃겼던 건 하하가 옆에서 상황을 만들어준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오래 함께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나올 수 있는 종류의 인정이었다.
대화의 끝은 자연스럽게 그리움으로 향했다. 정준하는 언젠가 꼭 다시 한번 뭉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하는 "추억으로 산다는 얘기가 맞는 것 같다"며 함께한 시간을 곱씹었고, 박명수는 "우리라는 그 안에 내가 포함돼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목은 팬들이 오해하지 않는 편이 좋다. 세 사람이 나눈 건 재결합에 대한 바람이지, 완전체가 다시 모인다는 확정된 계획은 아니다. 무한도전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크다 보니 이런 자리마다 '재결합' 기대가 뒤따르지만, 지금까지 나온 건 어디까지나 서로의 소회와 희망이다. 그럼에도 십수 년을 함께한 이들이 여전히 서로를 챙기고 다시 모이고 싶어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시절을 기억하는 팬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