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2회 만에 시청률 14.9%, 6회 19.5%까지 치솟았지만 의료 고증과 5·18 소재를 두고 논란이 동시에 번졌다. 의료진 묘사를 문제 삼아 한 의사가 방송심의를 요청했고, 5·18 장면에는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까지 올라오면서 작품 평가와 배우 개인 비난이 뒤섞이고 있다. 통쾌한 원작 공식을 즐길지, 고증·소재 논란이 몰입을 깨뜨릴지는 1~2회를 직접 본 뒤 판단하는 편이 낫다.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SBS 금토드라마로 10월 9일 첫 방송을 시작한 12부작이다. 매주 금·토요일 밤에 방영되고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 일본 TV아사히의 인기작 '닥터X'를 한국 의료 현실에 맞춰 리메이크했다.
주인공은 배우 김지원이 맡은 프리랜서 외과의 계수정이다. 대학병원에 파견돼 조직 논리와 의료 권력의 부조리를 한 수술씩 깨부수는 인물이다. 김지원은 '눈물의 여왕' 이후 오랜만에 복귀했고, 이정은·손현주·김우석이 함께 출연한다.
반응은 빨랐다.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1회 11.4%, 2회 14.9%를 찍었고, 5·18 소재가 등장한 6회는 19.5%로 자체 최고(순간 최고 21.3%)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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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의 축은 둘이다. 하나는 원작의 흥행 공식이다. 실력 하나로 거대 조직을 무너뜨리는 주인공, 선 굵은 수술 장면, 명확한 선악 구도가 주는 카타르시스다.
다른 하나는 현실감이다. 작품은 수술실 CCTV, 의료계 파업 같은 실제 쟁점을 끌어와 이야기에 녹였다. 이 '현실 소환'이 몰입을 키웠지만, 동시에 논란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한 정형외과 의사는 10월 15일 '의료 현실 왜곡 및 의료인 묘사'를 이유로 방송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실제 제재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문제 제기는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가 짚은 건 묘사 방식이다. 회진을 잡무처럼 그리고, 의료진을 무능한 악역으로 단순화하며, 의료행위에 따르는 불확실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혈압이 잡히지 않는 위급 환자에 대한 마취과 대응, 심정지 환자 제세동 장면이 실제와 맞는지가 쟁점이 됐다.
현장 자문을 맡은 응급의학과 남궁인 교수는 의학적으로 틀린 부분이 나오면 "자문이 패배한 걸로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자문과 제작진 사이의 조율 과정을 짐작하게 하는 발언이다. 제작진은 매회 "픽션이며 극적 전개를 위해 실제와 다르게 각색·연출된 장면이 포함돼 있다"는 고지를 내보내고 있고, SBS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성격이 다른 논란도 있다. 10월 24일 방송된 6회에서 5·18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은 환자의 사연이 그려졌고, 정치적 소재를 끌어들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같은 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공개 요건을 채웠다. 공개 뒤 30일 안에 5만 명이 동의하면 국회 심사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비판의 화살이 작품을 넘어 주연 배우에게 향한 점이다. 김지원의 SNS에는 항의성 댓글이 이어졌다. 작품에 대한 평가와 출연 배우 개인에 대한 공격은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입문을 고민한다면 성격이 다른 두 논란을 분리해 두는 편이 좋다. 의료 고증은 '사실성'의 문제이고, 5·18 소재는 '해석·정치'의 문제다. 둘은 불쾌감의 결이 다르다.
시청률이 계속 오르는 만큼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방영을 멈출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많다. 결국 '볼지 말지'는 논란의 존재 자체보다, 어떤 논란이 나의 몰입을 깨는지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