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 가수 테이가 MBC '플레이리스트 109'에서 데뷔 때부터 함께한 매니저를 떠나보낸 뒤 27살부터 30살까지 약 3년간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슬픈 노래를 부르던 그가 슬픔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아 감정을 회피한 시간이었다. 그를 다시 무대로 부른 계기와 이번 방송에서 고른 '버팀송'이 무엇인지 확인해볼 만하다.
발라드 가수 테이가 한동안 무대에서 보이지 않았던 이유를 직접 털어놨다. 데뷔 때부터 함께 산 매니저 형을 떠나보낸 뒤, 27살부터 30살까지 약 3년간 감정을 피해 다녔다는 것이다. 8월 11일 방송된 MBC '오늘을 버틴 노래-플레이리스트 109'에서 그는 그 공백을 처음으로 자세히 꺼냈다.
가수가 전성기 흐름을 끊고 사라지는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는 여러 추측이 오갔지만, 정작 본인 입으로 이유가 정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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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본명 김호경·43)에게 매니저는 단순한 직원이 아니었다. 연습생 시절부터 한방에서 함께 지냈고, 일이 잘 풀리면 끌어안고 같이 울었다. 형이 결혼할 때는 테이가 번 돈을 보탰다.
당시 그에게는 기댈 가족도, 따로 만나는 친구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형이 곧 가족이자 친구였다. 관계의 밀도를 알아야 이후 3년의 공백이 왜 그렇게 길었는지 이해된다.
이별은 갑작스러웠다. 매니저는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선택을 했다.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 통화에서 형은 "왜 더 열심히 하지 않느냐"고 그를 다그쳤다. 테이는 그때 처음으로 "형, 나도 버겁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 통화 뒤 나흘간 연락이 닿지 않았고, 그사이 부고가 전해졌다. 마지막 대화가 서로에게 힘들다는 말이었다는 사실이 오래 그를 붙들었다.
테이는 원래 슬픈 노래를 부르던 사람이다. 그의 히트곡 대부분이 이별과 그리움을 다룬 발라드였다. 그런데 형을 잃은 뒤로는 슬픈 감정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4집 이후 활동을 접었다. 27살부터 30살까지, 스스로 표현하기로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감정을 회피한 시간이었다. 슬픔을 노래로 풀어내던 가수가 슬픔 자체를 밀어냈으니,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남지 않았던 셈이다.
감정을 억누르는 방식은 당장은 버티게 해주지만 대개 오래가지 못한다. 테이의 경우 그 반작용이 활동 전면 중단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돌아오게 만든 것도 결국 음악이었다. 친구 나윤권을 비롯한 지인들이 곁에서 신나는 노래를 틀어주던 어느 순간, 그는 자신이 평생 음악과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고 한다. 감정을 피해 도망친 자리에서 그를 데리고 나온 것이 같은 음악이었다는 점이 그의 이야기에서 가장 선명한 대목이다.
'플레이리스트 109'는 출연자가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곡을 고르는 프로그램이다. 테이는 이번 회차에서 밴드 소란의 곡을 자신의 '버팀송'으로 골랐다.
3년의 공백을 지나 그가 지금 어떤 마음으로 무대에 서는지, 그리고 왜 하필 그 곡을 골랐는지는 방송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오랜 팬이라면 그가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것이 목소리가 아니라 슬픔을 마주할 용기였다는 점에 눈길이 갈 것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힘든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