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실이 10월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초·중·고가 역사왜곡 논란이 인 영화 '암살자(들)' 단체관람을 추진했고, 이 중 8곳은 이미 관람을 마쳤다. 논란이 커지면서 6개 학교는 관람을 중도 취소했고,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교육적 계기냐 사상 검증이냐를 두고 맞붙었다. 자녀 학교가 관람을 추진한다면 선정 주체와 사전·사후 교육 계획을 확인하고, 아이와는 영화의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각색인지 함께 짚어볼 수 있다.

자녀 학교에서 영화 '암살자(들)' 단체관람 소식을 들었다면, 먼저 현재 규모부터 짚는 게 낫다.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실이 10월 9일 17개 시·도교육청 자료를 분석해 공개한 집계를 보면, 전국 초·중·고 17곳이 이 영화 단체관람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8곳은 이미 관람을 마쳤고, 3곳은 관람 예정, 6곳은 논란이 커지자 중도 취소했다. 관람 비용은 대부분 학교 예산에서 지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추진 학교 15곳이 진보 성향 교육감 관할 지역(서울·광주·울산·경기·강원·충남·전남)이라는 점 때문에 사안은 교육을 넘어 정치 공방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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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영화를 두고 학교의 판단은 엇갈렸다. 이미 본 8곳이 있는가 하면, 울산의 한 고등학교처럼 중간고사 이후 관람을 잡았다가 민원 우려로 접은 사례도 있다. 중도 취소가 6곳이라는 숫자 자체가, 현장에서 적절성 판단이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10월 7일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정면으로 부딪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사실과 허구를 구분해 이해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면서도 "관람 여부를 교육부가 일일이 간섭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는 문해교육 강화를 제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교육부가 논란 영화의 단체관람에 관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은 "국회가 영화검열위원회가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관람을 막기보다 학생이 사실과 허구를 가려내는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자고 제안했다. 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교가 주관하는 단체관람은 교육활동인 만큼 학생 선호도나 관람 등급만으로 적절성을 판단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반대로, 국회가 특정 작품의 관람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면 학교와 교사의 교육적 판단이 위축된다고 우려했다. 결국 '봐도 되는 영화냐'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보느냐'가 쟁점이 된 셈이다.
논란의 뿌리는 영화가 다룬 사건에 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벌어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박해일·이민호가 출연했으며, 9월 23일 개봉해 10월 초 누적 관객 240만 명을 넘겼다.
당시 특별수사본부는 북한·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냈다. 쟁점은 영화의 결말이 이 결론을 열어두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중앙정보부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비판이다. 이것이 '역사 왜곡'이라는 지적의 핵심이다.
제작진은 공개된 기록과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를 폭넓게 조사한 뒤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했다고 밝혔다. 특정 정치적 목적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라며 창작물로 봐달라고도 했다. 정리하면, 사건의 실제 수사 결론은 문세광 단독 범행이고, 논란은 영화가 그 결론을 어떻게 다뤘느냐에서 나온다. 여기까지가 지금 확인된 사실이고, 그 이상의 배후설은 어느 쪽도 입증된 바 없다.
자녀 학교가 관람을 추진한다면, 찬반 감정보다 사실 확인이 먼저다. 다음을 문의해두면 판단이 쉬워진다.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보든 안 보든, 아이와 아래를 짚어두면 영화를 비판적으로 소화하는 연습이 된다.
영화는 영화고, 역사는 역사다. 그 경계를 아이 스스로 긋게 돕는 것이, 관람을 둘러싼 어른들의 공방보다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