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스캔들'은 9월 18일 공개 직후 전개 속도와 이야기의 새로움을 두고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같은 작품을 두고 늘어진 치정극이라는 혹평과 한국적 미감을 살린 연출이라는 옹호가 맞선다는 뜻이다. 사극의 분위기와 미장센을 중시하는지, 촘촘한 전개를 원하는지에 따라 시청 판단이 달라진다.
지창욱 주연의 넷플릭스 '스캔들'은 9월 18일 공개된 직후부터 호평과 혹평이 뚜렷하게 나뉜 작품이다. 어느 쪽도 미지근하지 않다. 같은 회차를 보고도 누군가는 화면의 결에 감탄하고, 누군가는 이야기가 늘어진다며 중간에 멈춘다.
프랑스 고전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으로 옮긴 이야기다. 이미 2003년 배용준·전도연 주연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로 만들어진 원작이라,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영화와 비교하며 본다. 이 비교가 평가가 갈리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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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은 대체로 세 지점에 모인다. 첫째는 속도다. 원작 영화보다 전개가 늘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영화 한 편의 밀도를 여러 회차로 늘리면서 긴장이 흩어졌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물이다. 캐릭터가 뾰족하지 않다는 평이 따라붙었다. 욕망과 계략이 얽히는 치정극인데도 인물의 선택이 날카롭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아쉬움이다.
셋째는 새로움이다. 여러 번 만들어진 이야기를 다시 꺼낸 만큼, 원작과의 차별성이 약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왜 지금 이 이야기를 시리즈로 다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부족하다는 쪽이다.
반대편의 시선은 화면 자체에 머문다. 한복, 민화, 판소리처럼 한국적인 미감을 살린 연출과 미장센이 이 작품의 강점으로 꼽힌다. 정지우 감독은 영화 '은교' '해피엔드'로 인물의 내밀한 감정을 담아온 연출자다.
이들에게 '스캔들'은 사건을 빠르게 소비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분위기와 질감을 음미하는 작품에 가깝다. 늘어진다는 지적을 정반대로 읽어, 감정을 눌러 담은 호흡으로 받아들이는 셈이다. 결국 속도를 단점으로 보느냐 의도로 보느냐에서 평가가 갈린다.
지창욱은 혹평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선택 자체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혹평을 예상했다면서도 "그런 혹평들까지 즐길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처는 상처대로 남는다는 뜻이다.
동시에 "정지우 감독과 함께한 작품이고 배역 자체도 매력적이기 때문에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을 연기한 그는, 결과가 혹평뿐이더라도 틀린 선택은 아니었고 부끄럽지 않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상대역은 조씨부인의 손예진, 희연의 나나가 맡았다.
화제가 된 노출 장면에 대해서도 그는 시선을 분명히 했다. "멋지게 보이기 위해 준비했다면 실패했을 것"이라며, 이 작품에서 노출의 비주얼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능을 전시하기보다 인물의 관계를 드러내는 도구로 다뤘다는 얘기다.
선택의 기준은 결국 취향의 문제다. 정리하면 이렇게 나뉜다.
사극 특유의 분위기, 색감, 미장센을 즐기고 감정을 천천히 따라가는 시청자라면 '스캔들'은 볼 가치가 있다. 정지우 감독의 결을 아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반대로 촘촘하고 빠른 전개, 반전이 몰아치는 서사, 뚜렷한 캐릭터의 대결을 기대한다면 늘어진다는 인상을 받기 쉽다. 2003년 영화의 밀도를 기준으로 삼고 본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호불호가 이렇게 선명한 작품은 남의 평점보다 자기 취향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1~2회의 호흡이 편했다면 끝까지, 답답했다면 취향이 아닐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