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을 둘러싼 가문 논란이 증조부에서 증조모로 번져, 15일 전후 온라인에서 증조모가 조선총독부 일본인 인사의 딸이라는 의혹이 새로 제기됐다.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단체 가입은 소속사가 인정한 사실이지만, 증조모 의혹은 1983년 문헌 서술 한 건에 기댄 미확인 단계다. 근거 자료의 출처와 시점, 그리고 소속사의 공식 입장이 나오는지가 앞으로 확인할 지점이다.
하영 가문 논란에서 15일 새로 불거진 것은 증조부가 아니라 증조모에 관한 의혹이다. 증조모가 조선총독부에 있던 일본인 고위 인사의 딸이라는 주장인데, 아직 확인되지 않은 단계다. 이 새 의혹을 이해하려면 먼저 증조부 쪽에서 무엇이 이미 사실로 정리됐는지 짚어야 한다.
증조부는 안상호(1872~1927)로,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 면허를 딴 인물이자 순종과 고종을 진료한 의사로 알려져 있다. 논란의 핵심은 그의 친일 이력이다. 안상호는 1916년 친일 단체 대정실업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단체는 이완용이 고문을 맡은 조선인 상류층 조직이었다.
하영 측은 처음에는 이를 부인했다. 소속사는 8월 10일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가, 다음 날인 11일 명단 등재를 확인하고 사과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히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는 내용이었다. 논란의 발단은 하영이 방송에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집안 내력을 소개한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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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조모 의혹은 8월 14일에서 15일 사이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묘 중인 하영 가문" 형태의 게시물로 퍼졌다. 근거로 제시된 것은 1983년 출간된 김용숙의 『조선조 궁중풍속 연구』다. 이 책의 궁중 직원 월급 명단에 "어용괘 안상호 225원"이라는 기록과 함께, 그 부인이 당시 총독부에 있던 일본의 "무슨 대장"의 딸이었다는 서술이 있다는 것이다.
명단 속 "어용괘 안상호 225원"은 그가 궁중에서 의료 관련 직책을 맡았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문제는 같은 책에 붙은 부인의 출신 설명이다. 일부 매체는 증조모의 이름을 특정하거나 일본 명문가의 후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지만, 이 부분은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하영 본인이나 소속사의 공식 입장도 나오지 않았다. 하영의 부친은 앞선 해명에서 "혼인 자체를 친일과 연결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리하면 증조부 논란은 단체 명단이라는 문서로 뒷받침되지만, 증조모 의혹은 성격이 다르다. 출신과 혈통에 관한 주장이고, 지금까지 공개된 근거는 40여 년 전 나온 2차 문헌의 서술 한 대목이다.
이 의혹을 판단하려면 근거 자료부터 따져봐야 한다. 지금 인용되는 것은 궁중 풍속을 다룬 연구서의 서술이지, 증조모의 출생이나 가계를 직접 보여주는 원사료가 아니다. "무슨 대장"이라는 표현처럼 직위조차 특정되지 않은 점도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조선총독부가 1910년에 세워진 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이전에 성립했을 수 있는 혼인을 총독부와 직접 엮으려면 결혼 시점부터 따로 확인해야 한다.
증조부 쪽에서도 별개의 이력 부풀림 의혹이 나왔다. 하영의 부친이 2002년 한 신문 기고에서 안상호가 지석영과 함께 관립의학교 교관을 지냈다고 썼는데, 정부 기록에는 같은 시기 지석영과 함께 교관으로 재직한 인물이 안상호가 아니라 김익남으로 적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친일 규정 자체를 신중히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역사학자 심용환은 특정 단체에 가입한 사실만으로 친일파로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면서도, 안상호의 행적이 존경할 만한 사례는 아니라고 했다. 안상호의 이름은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는 오르지 않았다. 결국 증조모 의혹은 소속사의 공식 확인이나 원사료가 나오기 전까지는 제기된 주장으로 남는다. 새 게시물의 자극적인 제목과 확인된 사실을 구분해 읽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