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에 '사실무근'이라던 하영 소속사가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했다. 광복절 하루 전 예정됐던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인터뷰는 전면 취소됐고, 상대역 정해인의 일정까지 함께 무산됐다. 12월 출범하는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증조부 안상호 집안의 재산 환수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우 하영을 둘러싼 이야기는 이제 광고 손절 단계를 지나 다음 국면으로 넘어갔다. 시작은 증조부 안상호의 행적이었다. 하영은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 방송에서 4대째 이어진 의사 집안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증조부가 고종을 진료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꺼냈는데,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안상호가 1916년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올라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속사의 첫 대응은 부인이었다. 친일 행적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이 입장은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소속사는 추가 검증 결과 안상호의 이름이 실제로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답한 점을 공식 사과했다. 스포츠경향 단독 보도에서 역사학계도 대정친목회를 일제가 유력 조선인을 포섭하기 위해 만든 명백한 친일 단체로 규정하며 "친일이 맞다"고 밝혔다. 자부심으로 꺼낸 가문 이야기가 검증되지 않은 해명과 맞물리면서 오히려 논란을 키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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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복과 사과가 나온 뒤에도 후폭풍은 멈추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하영이 모델로 나온 '삼성 아트 TV' 광고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로 돌렸고, 의류 브랜드 광고 영상도 같은 조치를 받았다. '옥탑방의 문제아들' 해당 회차 다시보기가 중단됐고, 넷플릭스가 준비하던 유튜브 홍보 콘텐츠도 공개가 취소됐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인터뷰 취소였다. 넷플릭스 측은 8월 11일 광복절 하루 전인 8월 14일로 예정돼 있던 신작 '이런 엿같은 사랑' 홍보 인터뷰가 부득이하게 취소됐다고 알렸다. 광복절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는 부담이 겹치면서, 친일 논란의 당사자가 카메라 앞에 서는 그림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여파는 하영 한 사람에 그치지 않아, 상대역인 정해인의 인터뷰 일정도 함께 취소됐다고 여러 매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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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안이 단순한 이미지 논란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제도의 변화 때문이다. 국회는 2026년 5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고, 이 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12월 다시 공식 출범한다. 2010년 해산된 위원회가 16년 만에 부활하는 것으로, 앞으로 3년가량 친일 재산의 국가 귀속 업무를 맡는다.
특히 새 법은 친일 재산 자체뿐 아니라 이미 처분해 버린 경우 그 처분 대가까지 환수 대상에 넣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했던 옛 위원회가 약 2,373억원을 환수한 뒤 해산됐던 만큼, 부활한 위원회가 어디까지 손을 뻗을지가 관심사다. 스포츠경향 등은 안상호 역시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실제 환수로 이어지려면 일제강점기 재산 형성 과정과 후손으로의 상속 경로가 규명돼야 하는 만큼, 결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금 확실한 것은, 광고와 인터뷰가 멈춘 데 이어 집안의 재산 문제까지 시야에 들어왔다는 사실이다. 며칠 사이 벌어진 이 일련의 전개는 논란이 어디서 멈출지 아직 알 수 없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