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은 지난 12일 자필 사과문을 인스타그램과 중국 SNS 샤오홍슈에 똑같이 올렸다가 14일 오후 샤오홍슈 게시물만 지웠다. 국내 계정은 그대로 두고 중국 계정만 삭제한 이 선택이 진정성 논란과 이중 대응 비판으로 번지고 있다. 앞으로는 본인·소속사의 공식 재입장과 광고·방송 계약 변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하영은 지난 12일 자필 사과문을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중국 SNS 샤오훙수(샤오홍슈)에 같은 내용으로 올렸다. 사과문에는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는 문장이 담겼다.
그런데 14일 오후 3시께 샤오훙수에 올렸던 사과문만 사라졌다. 국내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댓글이 2만7000개 넘게 달린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같은 글을 두 곳에 올려놓고 한쪽만 지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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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 시점이 실마리다. 14일 국내 온라인에서 논란이 빠르게 퍼지자 중국 누리꾼 수백 명이 사과문 아래 비판 댓글을 쏟아냈고, 그 직후 중국 계정 글이 내려갔다. 이 때문에 중국 팬들의 싸늘한 반응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황에 따른 해석이다. 하영 본인이나 소속사가 "왜 중국 계정만 지웠는지"를 공식적으로 설명한 적은 없다. 이유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발단은 지난 7일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이었다. 하영은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증조부가 한양에 첫 양의원을 열고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고 소개했다. 가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대목이었다.
문제는 그 증조부 안상호의 행적이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4일 안상호가 이완용, 민영휘 등이 참여한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의 평의원으로 활동했고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추도 모임에도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 미수록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친일 행적이 명백하다고 봤다. 방송에서 자랑처럼 꺼낸 인물이 친일 협력자로 지목되면서 여론이 급격히 돌아섰다.
비판의 핵심은 사과의 방향이 청중에 따라 달라졌다는 점이다. 국내에는 사과문을 남기고 중국에는 지웠다면, 사과의 대상이 역사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각 시장의 여론 관리로 읽힐 수 있다. 잘못을 인정하는 글이라면 어느 쪽에서 반발이 오든 유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15일 광복절 당일, 팬으로 추정되는 계정이 일본 IP를 통해 "친일의 역사는 엄정하게 기억하되 그 책임을 혈연을 이유로 후손에게 물려주지는 말아야 한다"는 성명문을 올리면서 논란이 한 겹 더 쌓였다. "연좌제는 안 된다"는 옹호와 "광복절에 굳이 어그로냐"는 반발이 맞붙었다. 게시자가 본인 측인지 개인 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 확실한 것은 사과문의 게재와 삭제라는 사실관계뿐이고, 대응이 어디로 갈지는 아직 열려 있다.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하면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연예인의 과거사 논란은 사과 문구 자체보다 대응의 일관성에서 진정성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같은 글을 두 시장에서 다르게 처리한 이번 대응이 그 시험대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