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은 애니메이션 '아가미'에서 주인공 곤의 '세계의 전부'인 강하 역을 목소리로 연기하며, 9월 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구병모 작가의 소설을 안재훈 감독이 손그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작품으로, 배우들이 실사 대신 목소리로 모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작품 자체의 평가는 개봉 뒤에 확인할 몫이고, 지금은 배역과 연출 방향으로 결을 가늠하는 단계다.

애니메이션 '아가미'에서 강하늘이 연기한 배역은 '강하'다. 원작에서 강하는 주인공 곤에게 가족이자 친구이자 세계의 전부와 같은 존재다. 곤이 세상과 이어지는 통로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 주인공의 감정선이 이 관계를 통해 흐른다.
주인공 곤은 정해인이 맡았다. 곤은 삶의 끝에 내몰렸다가 아가미가 생겨난 물고기 인간이다. 강하늘의 강하는 그 곤 곁을 지키는 축이어서, 비중으로 보면 이야기의 중심 관계 한쪽을 맡은 셈이다. 강하늘은 목소리 연기 소감을 두고 "정말 숟가락만 얹은 기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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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는 구병모 작가가 2011년 내놓은 소설이 원작이다. '위저드 베이커리', '파과' 등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쌓아온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물속에 던져진 뒤 아가미를 갖게 된 소년 곤의 이야기라는 원작의 뼈대가 그대로 애니메이션의 출발점이 됐다.
연출은 안재훈 감독이 맡았다. 30년 가까이 손으로 그리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감독이다. 그는 간담회에서 "현실을 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워서 몰입할 수밖에 없는 판타지를 그려내고 싶었다"고 방향을 밝혔다. 원작자 구병모도 "환상과 현실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물과 아가미라는 환상적 설정을 사실적으로 그리기보다, 그림의 결로 감정을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개봉 전이라 작품성에 대한 평가가 본격적으로 나온 상태는 아니다. 지금 확인되는 건 간담회에서 배우와 감독이 직접 한 이야기다. 참고할 단서이지 완성된 평은 아니라는 뜻이다.
간담회에는 안재훈 감독과 함께 강하늘, 유재명, 김선영이 자리했다. 뮤지컬 배우 김선영은 이번이 첫 성우 작업이었다. 그는 "공연을 하다가 목소리로만 대사를 연기하고 녹음하게 된 건 처음"이라며, 무대에서 마이크를 차고 연기해온 경험이 극장에서 목소리로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목소리만으로 인물을 세워야 하는 작업의 결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지점은 캐스팅 방식이다. 정해인, 강하늘, 이청아, 유재명 같은 배우들이 얼굴이 아니라 목소리로 참여했다. 카메라 앞 연기와 달리, 표정이나 몸짓 없이 소리 하나로 인물을 만들어야 하는 자리다.
배우가 애니메이션에 목소리로 참여하는 사례 자체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극의 중심 배역을 실사 배우들이 나눠 맡았다는 점은 이 작품이 배우의 연기 톤을 어떻게 활용하려 했는지를 보여준다.
곤을 둘러싼 세계도 이 배우들로 채워졌다. 곤을 처음 발견해 품어주는 노인은 유재명이, 찰나의 만남으로 깊은 인연이 되는 해류는 이청아가 맡았다. 곤이라는 인물 하나를 강하·노인·해류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붙잡는 구조인데, 그 관계망을 서로 다른 배우의 목소리로 나눠 세운 셈이다. 강하늘의 강하가 이 관계의 한가운데에 있다.
정리하면 '아가미'는 익숙한 배우들의 목소리로 구병모의 원작을 손그림 판타지로 옮긴 작품이다. 강하늘의 강하가 곤과 이루는 관계가 이야기의 축인 만큼, 그 목소리가 인물을 얼마나 살렸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된다. 볼만한지에 대한 답은 9월 9일 개봉 뒤 각자의 몫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