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예능의 몰래카메라 연출은 출연자가 촬영과 방영에 동의했다면 그 자체로는 대개 범죄가 아니다. 그러나 동의 범위를 벗어난 성적 촬영, 사적 공간의 몰래 설치, 동의하지 않은 제3자 대화의 녹음·송출은 성폭력처벌법과 통신비밀보호법, 초상권의 선을 넘는다. 불편하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이나 방송사 시청자 창구로 의견을 전할 수 있고, 피해 당사자라면 장면을 저장해 삭제를 요청하는 것이 먼저다.

연애 리얼리티를 보다 '몰래카메라 설정'에 불편해진 적이 있다면, 그 감정에는 근거가 있다. 다만 법적으로 따지면 이런 장면이 모두 범죄는 아니다. 선을 가르는 건 하나, 찍히는 사람의 동의다.

Sebastian Luna
방송 출연자는 보통 촬영과 방영에 동의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래서 제작진이 '깜짝 상황'처럼 몰래 설정을 짜고 카메라를 숨겨도, 출연자 본인에 대한 촬영은 동의된 촬영으로 본다. 불편함과 위법은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 놀래키는 연출 자체가 곧 범죄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 동의가 '어디까지'였느냐다. 동의한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장 분명한 선은 성적 촬영이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는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상대방 의사에 반해 촬영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퍼뜨리지 않고 찍기만 해도, 심지어 미수에 그쳐도 처벌 대상이다. 출연에 동의했더라도 샤워나 탈의처럼 동의하지 않은 신체 촬영은 여기에 걸린다.
동의 범위 밖의 공간도 마찬가지다. 숙소 화장실이나 사적 공간에 알리지 않은 카메라를 두는 것, 출연에 동의하지 않은 일반인이 그대로 찍히는 것은 연출이 아니라 침해에 가깝다.
영상만 법의 대상이 아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거나 엿듣는 것을 금지한다. 위반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벌금형 규정조차 없는 무거운 조항이다.
단, 자신이 대화 당사자인 녹음은 '타인 간 대화'로 보지 않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다. 출연자끼리 나눈 대화를 그중 한 명의 시점에서 담는 것은 이 예외에 든다. 하지만 옆자리 손님처럼 동의하지 않은 제3자의 대화를 마이크로 담아 내보내면 선을 넘는다. 녹음 자체가 적법해도 사생활이나 명예를 침해하는 내용을 공표하면 책임은 따로 남는다.
촬영이 문제없더라도 '송출' 단계에서 다시 걸릴 수 있다. 초상권과 사생활의 비밀은 헌법 제10조·제17조에 근거한 인격권이다. 공개된 장소에서 찍혔다는 사실만으로 방영에 동의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법원은 공익성, 대중의 관심, 노출 정도, 식별 가능성을 저울질해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었는지 따진다. 배경에 스친 군중과 얼굴이 클로즈업된 사람의 결론이 갈리는 이유다.
침해가 인정되면 민법 제750조·제751조에 따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고, 인격권에 기해 삭제와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 온라인에 올라간 영상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삭제를 요청하면 사업자가 지체 없이 삭제하거나 임시조치를 해야 하고, 침해 여부 판단이 어려우면 최장 30일간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
시청자가 느낀 불편은 그냥 흘려보내지 않아도 된다. 방송 내용이 심의 기준에 어긋난다고 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민원을 접수할 수 있다. 특정 장면의 연출 방식이나 재방송에 대한 의견은 해당 방송사의 시청자 상담 창구나 시청자 게시판으로 전하는 편이 빠르다. 공공기관 민원 경로가 필요하면 국민신문고도 있다.
직접 피해를 입은 당사자라면 접근이 다르다. 화면이 내려가면 증거도 함께 사라지므로, 먼저 해당 장면을 저장해 두고 삭제를 요청하는 편이 낫다. 법적 대응을 염두에 둔다면 민사소송법상 증거보전 절차를 변호사와 상의할 수 있다. 불편을 그냥 참는 것과 기록해 두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