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서울 용산의 한 카페 테이블 밑에 도청장치를 설치해 차은우와 지인의 대화를 엿들은 50대 여성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장치를 되찾으러 다시 온 순간 현장에서 붙잡혔고, 긴급체포됐으나 검찰이 사유를 인정하지 않아 불구속 수사로 전환됐다. 타인 간 대화를 몰래 청취하면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징역에 처해질 수 있어, 장치 입수 경로와 공범 여부가 앞으로의 수사 관건이다.

배우 겸 가수 차은우가 앉았던 카페 테이블 아래에서 도청장치가 나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 장치를 설치해 차은우와 지인의 대화를 몰래 엿들은 혐의로 50대 여성 A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차은우의 팬임을 자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발각 경위에 있다. 도청은 은밀하게 이뤄지지만, A씨는 자신이 심어둔 장치를 직접 되찾으러 왔다가 붙잡혔다. 장치를 회수하지 않으면 증거로 남고, 회수하러 가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이런 범행의 약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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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지난달 사이 짧은 기간에 벌어졌다. 순서대로 보면 이렇다.
A씨는 8월 23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 테이블 밑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 이 장치로 차은우와 지인이 나눈 대화를 청취한 혐의를 받는다. 한 번이 아니라 날짜를 달리해 반복 설치했다는 점에서 우발적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
발각은 8월 30일에 이뤄졌다. A씨가 설치해 둔 장치를 수거하려던 시점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그를 붙잡았다.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했지만, 검찰이 긴급체포 사유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A씨는 풀려나 현재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A씨에게 적용된 통신비밀보호법은 사생활 침해를 무겁게 다루는 법이다. 제3조는 법이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자신이 낀 대화가 아니라, 남들끼리 나누는 대화를 몰래 듣는 것이 여기 해당한다. 흔히 헷갈리는 부분인데, 내가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것과 내가 끼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몰래 듣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르다. 후자가 이번 사건처럼 처벌 대상이 된다.
처벌 수위도 낮지 않다. 제16조는 이를 위반한 사람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주목할 점은 벌금형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원칙적으로 징역형만 남는 구조다. 이렇게 불법으로 얻은 녹음은 형사·민사 재판에서 증거로도 쓸 수 없다.
경찰 수사는 진행 중이다.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공범이 있는지, 도청장치를 어디서 구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장치의 입수 경로다. 일반인이 쉽게 구하기 어려운 장비라면 유통 단계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구속 여부다. 경찰은 사건 경위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불구속으로 시작했다고 해서 사안이 가볍게 마무리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번 일은 유명인을 겨냥한 사생활 침해가 단순한 스토킹이나 무단 촬영을 넘어 도청 장비까지 동원되는 단계로 번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호감이 범죄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팬을 자처했다는 진술이 나왔지만, 법이 보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타인의 대화를 몰래 들었다는 행위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