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일일극 '기쁜 우리 좋은 날'에서 서승리(윤다영)가 고대치(윤다훈)의 서재에 심은 도청기가 마음을 나누던 민호(정윤)에게 발각됐다. 25년 전 아버지를 무너뜨린 비자금 사건의 복수로 시작한 일이 로맨스 상대와의 신뢰까지 흔들며, 복수와 사랑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국면에 들어섰다. 9월 17일 종영을 앞둔 남은 회차에서 승리와 결(윤종훈)의 공조가 고대치를 겨눌지, 민호와의 관계가 회복될지가 관건이다.

11일 방송된 KBS 1TV 일일극 '기쁜 우리 좋은 날'에서 서승리(윤다영)의 도청 작전이 들통났다. 승리가 고대치(윤다훈)의 서재에 심어둔 도청기를 회수하러 간 자리에서 민호(정윤)와 마주친 것이다.
문제는 민호가 승리와 마음을 나누던 상대였다는 점이다. 도청기의 존재를 알게 된 민호는 자신이 복수를 위해 세워진 장기판 말이었다며 분노했다. "넌 나한테 기댄 게 아니라 날 철저하게 이용한 것"이라는 말에, 승리는 "아빠의 잃어버린 세월을 어떻게든 찾아드리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복수의 수단이 하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드러난 셈이다.
도청기는 승리가 복수를 밀어붙이던 핵심 무기였다. 그런 무기가 다른 사람도 아닌 마음을 준 상대에게 들켰다는 점에서, 이번 장면은 복수 계획과 두 사람의 관계를 한꺼번에 벼랑으로 밀어붙였다.

Mateusz Dach
승리의 도청은 단순한 사내 정치가 아니다. 뿌리는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승리의 아버지는 비자금 장부 사건에 휘말려 전과자가 됐고, 그렇게 가족은 25년을 잃었다.
그 사건의 중심에 고대치가 있다. 고대치는 극 중에서 여러 인물의 원한이 겹치는 인물로, 승리에게는 아버지의 25년을 앗아간 장본인이다. 승리는 "돈 때문에 전과자를 택한 우리 아빠, 잃어버린 25년을 내가 되찾아줄 것"이라며 복수를 벼렀다. 도청기는 고대치의 약점을 잡기 위한 첫 수였는데, 이번 발각으로 그 첫 수가 흔들렸다.
승리는 혼자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결(윤종훈)에게 손을 내밀었다. 결 역시 고대치에게 상처를 입은 인물이라, 승리는 "오빠도 복수하고 싶은 거지?"라며 함께할 것을 제안했다.
결의 처지도 만만치 않다. 결이 파양을 선언하자 고대치는 "나라고 저 자식이 내 아들인 게 좋아?"라며 맞받았다. 버림받은 아들과 아버지를 잃은 딸이 같은 상대를 겨누면서, 복수는 개인전에서 연합전으로 판이 커졌다.
연합은 복수의 화력을 키운다. 다만 판이 커진 만큼 발각의 위험도 함께 커졌다는 게 이번 회차가 남긴 긴장이다. 도청이 들킨 지금, 고대치가 역으로 두 사람의 움직임을 눈치챈다면 복수극은 순식간에 수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기쁜 우리 좋은 날'은 122부작으로 9월 17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3월 30일 첫 방송 이후 약 반년을 달려온 이야기가 마지막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남은 회차가 많지 않은 만큼 전개는 빠르게 결말을 향한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갈래다. 첫째, 도청 발각으로 코너에 몰린 승리가 결과의 공조로 고대치를 다시 겨눌 수 있을지다. 둘째, 배신감을 드러낸 민호가 승리에게 등을 돌릴지, 아니면 복수의 사연을 이해하고 손을 잡을지다. 셋째, 25년 묵은 비자금 장부의 진실이 어느 선까지 드러나느냐다. 특히 민호의 선택은 승리의 복수 성패와 로맨스 결말을 동시에 좌우할 열쇠다. 복수와 사랑이 같은 장면에서 정면으로 부딪친 지금, 승리가 둘 다 지킬 수 있을지가 이 드라마의 마지막 승부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