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스캔들'이 9월 18일 공개되며, 손예진·지창욱·나나가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조원·조씨부인 구도를 다시 가져온다. 조원(지창욱)과 조씨부인(손예진)은 원작 영화의 이름과 설정을 그대로 잇지만, 정절을 지키는 과부는 전도연의 '숙부인'에서 나나의 '희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세 인물이 얽히는 '사랑 내기' 구도와 손예진의 24년 만 사극 복귀, 19세 이상 관람가라는 수위를 알아두면 공개 전 관전 포인트가 잡힌다.
넷플릭스 '스캔들'은 9월 18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 정지우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등급은 19세 이상 관람가다.
원작의 뿌리는 두 겹이다. 멀리는 프랑스 작가 라클로가 1782년에 쓴 소설 '위험한 관계'이고, 가까이는 그 이야기를 조선으로 옮긴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다. 드라마가 조원, 조씨부인 같은 인물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을 보면, 이번 작품이 소설보다 2003년 영화 쪽을 직접 다시 짚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 다만 형식이 다르다. 원작은 두 시간짜리 영화였고 이번은 시리즈다. 두 시간에 압축했던 세 인물의 심리를 몇 회에 걸쳐 펼칠 여지가 생겼다는 뜻이라, 원작에서 빠르게 지나갔던 대목이 어떻게 채워질지가 관전의 한 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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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이 맡은 조원은 조선 최고의 바람둥이다. 관직에 올라 출세하기보다 쾌락과 재미를 좇고, 사랑을 믿지 않은 채 연애만 즐기는 인물이다.
이 이름과 설정은 2003년 영화에서 배용준이 연기한 조원과 그대로 겹친다.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예고편 속 조원의 행동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위험한 관계 계열 이야기에서 이 남자 주인공은 여자를 유혹 대상으로 삼는 게임의 실행자다. 지창욱이 이 냉소를 어떤 얼굴로 풀어낼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손예진이 연기하는 조씨부인은 내기를 거는 쪽이다. 넷플릭스는 이 인물을 '뛰어난 재능과 매력을 갖췄지만 여자로 태어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에 맞서 막후의 사랑 내기를 펼치는' 인물로 설명한다.
2003년 영화의 조씨부인은 이미숙이 맡아, 겉으로는 권세가의 부인이면서 이중생활을 하는 요부에 가까웠다. 이름은 같지만 드라마 쪽 설명은 욕망보다 '시대에 갇힌 여성'이라는 결을 앞세운다. 같은 캐릭터를 어느 각도에서 다시 비추는지가 두 작품을 가르는 지점이다. 손예진에게는 2001년 이후 약 24년 만의 사극 복귀라는 무게도 함께 얹힌다.
나나가 맡은 희연은 남편을 잃고 정절을 지키며 살던 과부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조원을 끊어내려 하지만 알 수 없는 감정으로 흔들린다.
이 자리는 2003년 영화에서 전도연이 연기한 '숙부인'에 해당한다. 정절을 지키는 여인이 유혹에 흔들린다는 뼈대는 같지만, 드라마는 캐릭터 이름을 '희연'으로 바꿨다. 원작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전도연의 그 인물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떠올리며, 나나의 희연이 같은 길을 갈지 다른 선택을 할지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조원과 조씨부인은 2003년 영화의 이름과 설정을 잇고, 정절을 지키는 여인만 이름이 바뀌었다. 세 인물이 '사랑 내기'로 얽히는 구도는 위험한 관계의 원형 그대로다.
원작을 봤다면 인물 관계도를 이미 절반은 알고 시작하는 셈이니, 달라진 캐릭터의 결과 결말이 바뀌는지에 집중하면 된다. 원작을 모른다면 조씨부인이 왜 내기를 거는지, 그 내기에 조원과 희연이 어떻게 말려드는지부터 따라가면 이야기가 헝클어지지 않는다. 19세 이상 관람가인 만큼 수위는 있는 편이라, 시청 환경도 감안하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