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가 유튜브에서 언급한 포천 문중 땅 40만평은 약 1.32㎢로 여의도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넓이다. 다만 이 땅은 개인 소유가 아니라 종중이 통째로 갖는 '총유' 재산이라 개인 지분도 없고 단독 처분도 불가능하다. '땅부자 집안'이라는 제목과 달리, 그의 발언은 팔기도 어려운 문중 땅의 현실을 짚은 쪽에 가깝다.

방송인 김구라가 포천에 40만평 규모의 문중 땅이 있다고 말한 게 화제가 됐다. 먼저 이 면적부터 감을 잡아 보자. 40만평은 약 132만㎡, 1.32㎢다.
숫자만으로는 잘 와닿지 않는다. 흔히 넓이의 기준으로 쓰는 여의도가 약 2.9㎢인데, 40만평은 그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국제규격 축구장(약 7,140㎡)으로 환산하면 185개가 들어가는 크기다. 개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넓이인 건 분명하다.
다만 넓이가 곧 가치는 아니다. 포천 어디인지, 지목이 대지인지 임야나 농지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40만평이라도 위치와 용도에 따라 값은 수십 배까지 벌어지기 때문에, 면적만 보고 재산 규모를 환산하는 건 무리다.

Jueon Kim 김주언
여기서 오해가 생기기 쉽다. 김구라 본인도 방송에서 이 땅이 자신의 개인 소유가 아니라 문중, 즉 종중의 재산이라고 분명히 했다.
문중 땅은 법적으로 개인 재산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민법상 종중 재산은 '총유'로 분류된다. 단체가 통째로 소유하는 방식이라, 개별 종원은 이 땅에 대한 지분을 따로 갖지 않는다. 40만평을 종원 수로 나눠 "1인당 몇 평"이라고 계산할 수 있는 재산이 아니라는 뜻이다.
처분도 마음대로 못 한다. 종중 땅을 팔거나 관리하려면 규약이 정한 절차를 따르거나, 규약이 없으면 종중원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 대표자든 누구든 개인이 단독으로 팔 수 없고, 절차 없이 처분하면 효력을 다툴 수 있다. 땅이 있어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자산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종중 땅을 둘러싼 분쟁은 흔하다. 오래된 문중 땅은 과거 개별 종원 명의로 등기해 둔 경우가 많아, 나중에 이게 개인 재산이냐 종중 재산이냐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곤 한다. 넓은 문중 땅이 있다는 사실이 곧 특정 개인의 부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보도는 이 이야기를 "김구라, 알고 보니 40만평 땅부자 집안"으로 옮겼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작 김구라가 한 말의 결은 정반대에 가깝다.
그는 지방 부동산 처분을 고민하는 구독자의 사연에 조언하면서 자기 경험을 꺼냈다. "일이 없을 때는 '문중 땅이 안 팔리나' 하고 매일 생각했다"거나, 어머니도 "땅이 좀 팔려야 하는데"라고 하셨다는 대목이다. 팔리길 기다린 자산이지, 자랑하려고 꺼낸 재산이 아니었다.
"우리 문중은 남아 있는 자손들이 많지 않다"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앞서 봤듯 종중 땅은 총회 결의가 있어야 팔 수 있는데, 결의에 참여할 종원이 적으면 그만큼 합의를 모으기가 수월해진다. 자손이 적어 "희망이 있다"는 표현은 재산 규모를 과시한 게 아니라, 언젠가 팔릴 여지를 두고 한 말에 가깝다.
넓은 땅을 가졌다는 자랑이라기보다, 문중 땅이 실제로는 현금화도 분배도 쉽지 않은 재산이라는 현실을 짚은 셈이다.
정리하면 규모는 크지만, 김구라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개인 자산은 아니다. '땅부자'라는 단어에서 떠올리기 쉬운 그림과는 사정이 꽤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