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이 8월 27일 미도가 김수현 소속사에 낸 5억7000만원 계약금 반환 청구를 전부 기각하며 '계약 해지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김수현을 상대로 한 100억원대 광고주 소송 가운데 첫 법원 결론이다. 다만 1심 판결은 다른 재판을 구속하지 않으므로, 미도의 항소와 아이더 등 남은 소송의 계약 조건별 판단을 확인해야 한다.

김수현 측이 광고주와의 첫 소송에서 이겼다. 서울동부지법 제13민사부는 8월 27일 스위스 시계 브랜드 미도가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를 상대로 낸 약 5억7000만원의 계약금 반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미도는 김수현을 둘러싼 사생활 논란으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며 계약을 해지하고 잔여 계약기간에 해당하는 모델료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핵심은 '해지 사유가 있었느냐'였다. 재판부는 계약을 해지할 만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소속사 측은 김수현을 둘러싼 의혹이 제3자의 허위 주장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계약 해지의 책임을 김수현에게 물을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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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의 인연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도와 김수현은 그해 브랜드 모델 계약을 맺은 뒤 해마다 갱신해 왔고, 2024년 갱신 때 골드메달리스트에 9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미도가 계약을 끊고 소송에 나선 것이다. 갱신을 거듭할 만큼 오래 이어진 관계였던 만큼, 해지의 정당성을 둘러싼 판단이 이번 소송의 무게중심이었다.
이번 판결은 김수현을 상대로 한 여러 광고주 소송 가운데 처음 나온 법원 결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광고 모델 계약에는 통상 모델의 사회적 물의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면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를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간다. 이번 다툼의 본질도 김수현을 둘러싼 논란이 그런 해지 사유에 해당하느냐였다. 법원이 해지 사유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소속사가 내세운 '허위 주장' 논리가 첫 재판에서는 받아들여진 모습이다.
미도 건은 시작일 뿐이다. 김수현과 소속사는 아이더, 프롬바이오, 클래시스, 쿠쿠, 트렌드메이커 등 여러 광고주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다. 알려진 청구액을 합치면 100억원대 규모다.
이 가운데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와의 재판은 결이 조금 다르게 흘러갔다. 서울중앙지법 제45민사부에서 진행 중인 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아이더는 당초 약 25억원을 청구했다가 4억원 수준으로 요구액을 낮췄다. 재판부는 남은 광고 계약을 유지하는 선에서 소송을 취하하고 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형태로 분쟁을 끝내자고 권고하기도 했다. 소송마다 계약 조건과 진행 양상이 제각각인 셈이다. 한편 김수현이 출연한 드라마 '넉오프'의 공개는 여전히 잠정 보류 상태다.
그렇다면 이번 승소가 남은 소송의 향방을 가를까. 결론부터 말하면, 참고는 되지만 그대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 민사 1심 판결은 다른 재판부를 구속하지 않는다. 각 소송은 광고주별로 계약서의 해지 조항과 사실관계가 다르고,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다투는 구조 자체도 갈린다.
다만 '사생활 논란이 계약 해지의 정당한 사유가 되는가'라는 쟁점은 여러 소송에 공통으로 걸려 있다. 그 첫 판단에서 법원이 해지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비슷한 논리로 계약을 끊은 다른 광고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도 측의 항소 여부와 아이더를 비롯한 남은 재판의 결과가 이어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