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의 넷플릭스 인터뷰와 웹예능 공개가 증조부 친일 논란 여파로 잇따라 취소됐다. 거론되는 재산 환수는 12월 시행되는 특별법과 조사위 재출범 이후에나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다. 증조부 안상호가 아직 공식 친일 명단에 없다는 점 때문에 환수 여부는 조사위의 조사 대상 선정부터가 관건이다.
배우 하영을 둘러싼 여파는 말이 아니라 일정표에서 먼저 드러났다. 넷플릭스는 8월 11일 하영이 8월 14일 진행하기로 했던 신작 시리즈 인터뷰를 전면 취소한다고 알렸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시점의 홍보 일정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웹예능도 멈췄다. 8월 19일 공개 예정이던 웹예능 출연분은 결국 업로드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됐다. 촬영은 끝났지만 공개는 하지 않는, 사실상 '전면 비공개' 결정이다. 여기에 광고와 차기작 논의까지 영향권에 들면서, 예정돼 있던 노출 창구가 짧은 기간에 연달아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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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자랑이었다. 하영은 8월 7일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증조부가 일본에서 양의학을 배워와 한양에 처음 개원한 의사였고 고종 황제까지 진료했다고 소개했다.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자부심을 여러 차례 밝혀온 연장선이었다.
문제는 그 증조부 안상호의 행적이었다. 안상호는 1902년 도쿄에서 의학을 마치고 귀국해 왕실 의료진으로 활동했지만, 1916년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었고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일선동체' 모범 가정으로 소개된 기록도 확인됐다.
여론을 키운 건 대응이었다. 소속사는 처음 의혹을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가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었고, 하영은 자필 사과문을 냈다. 부인과 번복 사이의 하루가 오히려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같은 날 독립운동가 곽병도의 증손녀인 방송인 곽민선은 SNS에 "비통하고 먹먹한 마음"이라는 심경을 올렸다. 전 재산을 군자금에 넣고 투옥된 조상과, 친일 이력을 자랑으로 소개한 후손을 나란히 놓은 글이었다.
논란은 자연스럽게 '재산 환수'로 옮겨붙었다. 근거는 정부가 6월 2일 제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이다. 2010년 활동을 끝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를 다시 꾸려 친일재산을 조사·환수할 수 있게 하는 법으로, 12월 3일 시행되고 조사위도 12월에 재출범한다.
환수 대상은 시기가 정해져 있다. 러일전쟁이 시작된 1904년 2월 8일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 일제 협력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이다. 즉 '친일'이라는 낙인만으로 재산이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간에 협력의 대가로 얻은 재산이라는 경로가 확인돼야 한다.
절차만 놓고 보면 길이 열려 있는 듯하지만, 안상호의 경우는 출발선부터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 그는 정부 공식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도,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도 오르지 않은 상태다. 조사위가 그를 새 조사 대상으로 삼을지부터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한 시사평론가는 재산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됐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바꿔 말하면, 현재로선 환수 여부를 단정할 근거가 없다. 12월 조사위가 출범하고 조사 대상에 오르느냐가 첫 갈림길이고, 그다음에야 취득 시기와 경위를 따지는 실제 절차가 시작된다.
활동 재개 시점을 가늠할 때 지금 상황에서 눈여겨볼 변수는 세 가지다. 첫째는 여론의 온도다. 광복절을 낀 시기라 논란의 상징성이 크고, 이 시기가 지나며 관심이 어떻게 이동하는지가 콘텐츠 재개 시점을 좌우한다. 둘째는 조사위 변수다. 12월 조사위가 안상호를 조사 대상에 넣느냐에 따라 논란이 '연예 이슈'에서 '법적 절차'로 성격이 바뀔 수 있다. 셋째는 소속사의 후속 대응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조사위가 조사 대상으로 삼지 않고 여론이 가라앉는다면 복귀 논의는 상대적으로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12월 조사가 실제로 시작되면 활동 재개는 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사실상 보류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확정된 것은 취소된 일정들뿐이고, 나머지는 12월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