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8월 11일 증조부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오른 기록을 인정하고 앞선 '사실무근' 해명을 사과했다. 사과의 초점이 친일 이력 자체보다 검증 없이 성급히 부인한 대응에 맞춰지면서 대중 반응은 갈렸다. 결국 하영 본인이 12일 자필 사과문을 올렸는데, 소속사 입장과 본인 사과의 표현 수위를 비교해 볼 만하다.

논란은 하영이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4대째 의사 집안 내력을 소개하며 시작됐다. 증조부가 한양에서 처음 양의원을 열고 고종을 진료했다는 이야기였는데,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 그 증조부가 친일 인물이라는 의혹이 번졌다.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의 첫 대응은 부인이었다. 증조부가 안상호인 것은 맞지만 친일 행적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커지자 소속사는 8월 11일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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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복한 입장에서 소속사는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정친목회는 1916년 이완용, 송병준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친일 단체다.
사과 문구는 이렇게 이어졌다.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또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고 했다.
문구를 그대로 읽으면 사과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드러난다. 이 사과는 증조부의 친일 이력 자체를 향하기보다, 검증 없이 서둘러 부인한 대응을 겨눈다. 인정한 사실과 사과의 대상이 미묘하게 어긋나 있는 셈이다. 소속사는 하영 본인도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라고 전했는데, 이 표현이 사과인지 심경인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뒤이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논란 초기 온라인 반응은 대체로 날카로웠다. "본인이 대대로 의사 집안이라는 자랑에 심취해 친일 집안이라는 걸 망각했다" "누가 캐낸 것도 아니고 본인이 자랑하다 자멸했다"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소속사가 입장을 번복한 뒤에도 불씨는 남았다. "마음만 무겁다고 하면 용서가 되느냐" "정작 본인의 사과는 왜 없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에서는 조상의 행적을 후손이 책임질 일이냐는 반론도 나오며 여론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는 않았다. 소속사 명의의 해명이 오히려 '본인은 어디 있느냐'는 물음을 키운 국면이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하영은 8월 12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적었다.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앞서 소속사가 낸 '사실무근' 입장에 대해서는 "저 역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과정에서 소속사를 통해 그런 입장이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직접 입장을 밝히기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로는 "사안이 너무나 무겁고 죄송스러워 어떻게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다 늦어졌다"고 했다. 소속사의 해명과 본인의 자필 사과, 두 글의 표현 수위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이번 논란이 어떤 지점에서 매듭을 지으려 했는지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