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이 배우 황정민을 스토킹한 40대 여성에게 벌금 600만원과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흉기를 쓰지 않은 스토킹은 징역과 벌금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형이라, 검찰 구형인 벌금 1000만원보다 낮은 벌금형이 나왔다. 2023년부터 스토킹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처벌되는 범죄여서, 피해가 의심되면 기록을 남기고 신고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4단독 김영아 판사는 배우 황정민을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벌금 600만원과 함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SNS에 황정민과 사적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통화 녹음과 대화 내용을 공개했고,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와 유언장, 고양이 사체 사진 등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황정민 측이 2024년 8월 고소한 뒤 약 1년여의 수사와 재판을 거쳐 나온 1심 결과다.
재판부는 "문자의 횟수나 빈도 등을 볼 때 피해자에게 불안감이나 공포를 일으킬 정도가 인정된다"며 "연락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더라도 메시지의 내용과 빈도는 행위를 정당화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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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스토킹처벌법의 형량 구조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쓰지 않은 스토킹범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형이다. 흉기 등을 휴대·이용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형이 무거워지지만, 이번 사건은 문자와 물건 전송이 문제가 된 경우여서 애초에 벌금형 선고가 가능한 범위 안에 있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구형에 구속되지 않고 사정을 종합해 600만원으로 정했다. 재판부가 감경 사유를 따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벌금과 함께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한 대목은, 처벌에 더해 재발 방지에 무게를 둔 조치로 읽힌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A씨는 앞서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정식재판에서는 벌금이 오히려 두 배로 늘었다. 정식재판을 청구한다고 형이 반드시 가벼워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다. A씨는 이번 1심 결과에도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혀, 다툼은 2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2023년 7월 개정된 스토킹처벌법이다. 개정 전에는 흉기를 쓰지 않은 스토킹이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이 조항이 삭제됐다. 피해자가 합의서를 내거나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혀도 형사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
피해가 의심된다면 대응 순서는 비교적 단순하다. 먼저 문자, 통화 기록, SNS 메시지 등 증거를 지우지 말고 그대로 보존한다. 그다음 경찰에 신고하면 가해자에 대한 접근금지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같은 잠정조치, 유치 조치를 법원에 요청할 수 있고, 피해자 신변보호도 함께 문의할 수 있다. 반복적인 연락이 '불안감이나 공포를 일으킬 정도'인지가 성립의 기준이 되므로, 언제 몇 번 어떤 내용이 왔는지를 함께 남겨 두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스크린샷 한 장보다 원본 대화와 통화 목록을 통째로 보존하는 편이 낫다.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판단 기준은 같다. 상대가 정당한 이유를 주장하더라도, 반복성과 그로 인한 공포가 인정되면 스토킹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판결이 확인한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