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한소희 주연 '인턴'이 개봉 첫날 6만1038명을 모아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경력 37년 실버 인턴과 젊은 패션회사 대표라는 세대·직급 역전 설정이 초반 호평으로 이어졌다. 2015년 할리우드 영화를 옮긴 리메이크라 원작과의 차이를 함께 보면 관람 선택에 도움이 된다.
'인턴'은 개봉 첫날 6만1038명을 모아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오랫동안 정상을 지키던 '오디세이'를 밀어낸 결과다. 같은 날 '오디세이'는 약 4만1000명, 점유율 28.8%로 2위에 머물렀다.
숫자 자체보다 맥락이 중요하다. 한국영화가 전체 1위를 되찾은 건 '호프' 이후 50일 만이다. 그 사이 국내 극장 정상은 줄곧 외화 몫이었다. 여름 대작들이 지나간 자리를 뚫고 나온 셈이라, 첫날 6만이라는 규모가 단순한 오프닝 이상의 신호로 읽힌다.
초반 반응도 성적을 뒷받침한다. CGV 골든에그지수는 95%를 기록했다. 개봉 직후 관객이 매기는 이 지표가 90%대 중반이면, 입소문이 나쁘지 않게 붙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 수치는 개봉 초 관람객 중심이라 시간이 지나며 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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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축은 나이와 직급의 역전이다. 런칭 3년 만에 패션계 다크호스로 떠오른 회사의 대표 선우, 그리고 그 회사에 새로 들어온 경력 37년차 '실버 인턴' 기호가 만난다.
보통의 오피스물은 신입이 위를 올려다본다. 여기서는 반대다. 회사에서 가장 오래 일한 사람이 가장 낮은 직함을 달고, 가장 어린 축에 드는 사람이 조직을 이끈다.
'실버 인턴'이라는 말이 설정을 압축한다. 은퇴한 세대가 다시 일터로 돌아오되, 경력을 인정받는 관리직이 아니라 배우는 자리인 인턴으로 들어온다. 세대와 직급을 동시에 뒤집어 놓은 이 구도가 극의 긴장과 웃음을 함께 만드는 장치다.
두 배우가 맡은 자리는 대칭을 이룬다. 최민식은 은퇴 후 다시 사회로 나온 기호를 연기한다. 지시를 받는 쪽, 배우는 쪽, 조심스럽게 곁을 내주는 쪽이다.
한소희는 성공한 젊은 대표 선우를 맡았다. 결정하고 책임지는 쪽, 빠른 판단이 곧 성과가 되는 쪽이다.
경험 많은 신입과 젊은 결정권자가 부딪히고 또 서로에게 기대는 과정이 이 영화가 파는 감정이다. 세대 차이는 대개 갈등의 소재로만 쓰이지만, 이 작품은 그 차이를 서로가 배울 거리로 돌려놓는 쪽에 가깝다. 초반 호평에서도 두 사람의 연기 호흡과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가 자주 언급된다.
'인턴'은 새 이야기가 아니다. 김도영 감독이 2015년 할리우드 동명 영화를 한국 배경으로 다시 만든 리메이크다. 원작에서는 로버트 드 니로가 노년의 인턴을, 앤 해서웨이가 온라인 패션몰 대표를 연기했다.
큰 틀은 같지만 무대가 달라졌다. 미국 스타트업의 이야기가 한국 패션회사와 한국식 조직 문화로 옮겨오면서, 세대와 위계를 대하는 정서도 함께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각색의 구체적인 방향은 실제 관람으로 확인해야 하는 대목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고를 때 판단 기준은 비교적 분명하다. 원작을 봤다면, 같은 뼈대를 한국 정서와 배우로 어떻게 바꿔놓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된다. 원작을 안 봤다면 세대 차이를 다룬 따뜻한 오피스 드라마를 새 배우로 만나는 셈이다. 자극적인 사건보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천천히 쌓아가는 결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첫날 성적과 초반 평이 하나의 참고가 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