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2017년 이후 9년 만에 지드래곤·태양·대성 3인 완전체로 고양 공연을 열고 월드투어에 나섰다. 세 멤버가 각자 솔로로 흩어져 있던 시기를 지나 다시 팀으로 뭉쳤다는 점에서 팬들에게는 오래 기다린 재회다. 신곡 '빅'에 이은 추가 신곡 예고와 30여 회 규모의 월드투어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지, 본격적인 재가동으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빅뱅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8월 21일부터 사흘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XX: COSMOS' 공연을 열었다. 세 자리가 전부 매진됐다. 팀 이름으로 무대에 오른 것은 2017년 'LAST DANCE' 투어 이후 9년 만이다.
여기서 '완전체'라는 말은 다섯 명이 아니라 지금의 빅뱅을 이루는 세 명을 뜻한다. 승리가 2019년 팀을 떠났고 T.O.P도 빠지면서, 현재 빅뱅은 지드래곤·태양·대성 3인 체제다. 데뷔일인 8월 19일에는 신곡 '빅(BiiiG)'을 공개했고, 이 곡은 국내 음원과 아이튠즈 24개 지역에서 1위에 올랐다.

Jack Gittoes
세 사람이 팀 활동을 멈춘 9년이 공백이었던 것은 아니다. 지드래곤은 2025년 2월 솔로 정규 3집 '위버맨쉬(Übermensch)'로 돌아와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자신의 월드투어를 돌았다. 앨범 발매 기준으로는 2017년 이후 오랜만의 복귀였는데, 이 성과로 2세대 아이돌 솔로 가운데 첫 밀리언셀러라는 기록을 남겼다.
세 멤버가 팀으로 호흡을 맞춰 온 흔적도 있다. 2024년 나온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에는 태양과 대성이 함께 이름을 올렸고, 이 곡은 음악방송 6관왕에 멜론 연간 차트 2위, 11주 연속 1위까지 기록했다. 대성은 올해 4월 미니 1집 '디스 웨이브'를 내고 서울 올림픽홀에서 아시아 투어를 열었으며, 태양은 대성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오르며 새 앨범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각자 솔로로 활동 감각을 유지해 온 셈이라, 이번 재회는 오랜만에 만난 팀치고 손발이 맞는 편이다.
9년은 긴 시간이다. 그사이 팬들은 승리의 이탈이라는 악재를 겪었고, 완전체 무대를 다시 볼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운 시기를 지났다. 이번 공연이 단순한 컴백을 넘어 '다시 뭉쳤다'는 사실 자체로 읽히는 배경이다.
무대에서는 '거짓말', '하루하루', '뱅뱅뱅', 'FANTASTIC BABY' 같은 대표곡과 멤버별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20년 치 히트곡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오래된 팬에게는 재회의 의미를 더한다. 신곡 '빅'을 데뷔 20주년 당일에 맞춰 공개한 것도, 이번 활동을 단순한 재결합이 아니라 하나의 이정표로 삼으려는 신호로 읽힌다.
이번 활동을 일회성 이벤트로 볼지, 본격적인 재가동으로 볼지를 가르는 신호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신곡이다. 지드래곤은 공연에서 "하면 바로 할 수 있다, 머릿속에 다 있다"고 했고, 태양도 "'빅' 한 곡으로 끝내기엔 아쉽다"며 추가 신곡 가능성을 열어 뒀다. 예고에 그칠지 실제 발표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둘째는 투어 규모다. 이번 월드투어는 북미·유럽·오세아니아·아시아 등 18개 안팎의 도시에서 30여 차례로 계획돼 있다. 신곡이 뒤따르고 투어가 끝까지 완주된다면, 이번 20주년은 기념 무대를 넘어 팀 활동의 재개로 기록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신곡 없이 히트곡 위주로 마무리된다면 오랜만의 재회 이벤트에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