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이 2002년 이후 24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넷플릭스 '스캔들'이 9월 18일 8부작 전편으로 공개돼 하루 만에 국내 순위 1위에 올랐다.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으로 옮긴 이 작품은 손예진·지창욱·나나가 얽힌 위험한 사랑 내기를 그린다. 19세 이상 관람가라는 수위와 원작 특유의 심리 게임 구조를 알고 보면 캐릭터 간 호흡이 훨씬 선명하게 잡힌다.
손예진이 2002년 영화 '취화선'과 SBS '대망' 이후 24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왔다. 복귀작은 넷플릭스 '스캔들'로, 9월 18일 오후 5시에 8부작 전편이 한 번에 공개됐다.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국내 순위 1위에 올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손예진은 제작 발표 자리에서 정지우 감독과 작업해보고 싶었던 점, 욕망이 금기시된 조선이 배경이라는 점을 선택 이유로 꼽았다. 오래 사극을 하지 않았던 배우가 굳이 이 작품을 고른 데는, 단순한 시대극이 아니라 인물의 욕망을 다루는 이야기라는 판단이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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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은 2003년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를 다시 만든 작품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782년 프랑스 작가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가 뿌리다. 편지와 소문, 유혹을 무기로 삼는 심리 게임이 원작의 핵심인데, 이번 시리즈는 그 구조를 조선 사대부 사회로 옮겼다.
연출은 정지우 감독이 맡았고 극본은 이승영·안혜송 작가가 썼다. 엄격한 유교 질서 안에서 남녀가 금기를 건드리는 사랑 내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배경만 조선일 뿐 이야기의 뼈대는 원작의 위험한 게임 그대로다.
이 작품에서 세 배우의 호흡이 화제가 된 이유는 캐릭터가 서로 물고 물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손예진이 맡은 조씨부인은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능력을 펼치지 못한 인물이다. 그가 조원에게 한 여인을 유혹해 보라는 내기를 걸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즉 손예진은 사건을 설계하는 전략가 쪽에 서 있다.
지창욱이 연기하는 조원은 조선 최고의 연애꾼으로 불리는 바람둥이다. 조씨부인의 편지를 받고 내기를 받아들여 북촌을 뒤흔든다. 나나가 맡은 희연은 남편을 잃고 정절을 지켜온 청상과부로, 두 사람의 내기 대상이 되면서 감정을 뒤틀어 놓는 축이다. 나나에게는 데뷔 후 첫 사극 도전이라는 점도 관심 포인트다.
여기에 조씨부인이 집안에 들이려는 소실 소옥(신윤하)이 내기의 발화점 역할을 한다. 네 인물의 이해관계가 겹치면서, 누가 유혹하고 누가 무너지는지가 회차마다 뒤바뀐다.
먼저 수위다. '스캔들'은 19세 이상 관람가로, 욕망과 유혹을 정면으로 다루는 만큼 표현 수위가 높은 편이다. 가족과 함께 편하게 보기보다는 성인 시청자를 겨냥한 작품에 가깝다.
구조를 알고 보면 몰입이 빨라진다. 원작 '위험한 관계'는 유혹 자체보다 그것을 도구로 쓰는 심리전이 핵심이다. 겉으로 오가는 사랑 고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누가 누구를 이용하려 하는지를 따라가면 편지 한 통, 눈빛 하나의 의미가 다르게 읽힌다.
2003년 영화를 기억한다면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다. 같은 원작을 8부작 시리즈로 늘린 만큼, 영화가 압축했던 인물의 계산과 균열을 더 촘촘하게 펼칠 여지가 있다. 원작 영화나 소설을 미리 접할 필요는 없지만, 인물 관계도만 한 번 정리해 두면 초반 전개를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