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KBS2 불후의 명곡에서 이승기가 싸이의 대표곡 '아버지'를 불렀는데, 이 곡은 2004년 자신의 정규 1집에 먼저 실렸던 노래였다고 밝혔다. 싸이가 직접 부른 버전이 더 유명해지면서 원곡자가 이승기라는 사실은 오래 가려져 있었다. 곡을 받은 시점과 두 아이 아빠가 된 지금 이승기가 가사에 울컥한 이유를 함께 짚어본다.
9월 19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 '2026 NEW WAVE Festival in 울산' 2부에서 이승기가 부른 곡은 싸이의 대표곡으로 알려진 '아버지'였다. 그런데 무대보다 무대 전 이승기가 꺼낸 이야기가 더 화제가 됐다. 이 곡이 원래 자신의 노래였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2004년 발표된 이승기의 정규 1집 '나방의 꿈'에 실린 수록곡이다. 대중에게는 싸이가 부른 버전이 훨씬 익숙하지만, 음반에 먼저 이름을 올린 사람은 이승기였다. 원곡자가 뒤바뀐 채 알려진 흔치 않은 사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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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는 이 곡을 받은 시점을 직접 밝혔다. "싸이 형님이 제가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이 곡을 주셨다"는 것이다. 데뷔 전, 아직 어렸던 신인 지망생에게 이미 이름값이 있던 선배가 곡을 넘긴 셈이다.
이 배경을 알면 '아버지'가 두 사람 사이를 오간 순서가 정리된다. 싸이가 만든 곡을 이승기가 1집에서 먼저 불렀고, 이후 싸이가 자신의 목소리로 다시 불러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싸이가 직접 부른 버전은 2006년 리메이크 음반을 통해 알려졌다. 만든 사람, 처음 부른 사람, 널리 알린 사람이 조금씩 어긋나 있는 구조다.
원곡자는 이승기지만 '아버지' 하면 대부분 싸이를 떠올린다. 이유는 단순하다. 싸이가 직접 부른 버전이 대중에게 강하게 각인됐기 때문이다. 같은 곡이라도 누구의 목소리로 더 많이 소비됐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노래'로 굳어지는 일은 가요계에서 드물지 않다.
이승기 본인도 이 점을 담담하게 인정했다. 원래 자신의 곡이지만 싸이가 부르며 더 유명해졌다는 취지였다. 이번 무대에서 이승기는 랩 파트를 혼자 소화하는 대신 래퍼 매드클라운을 불러 함께 곡을 완성했다. 그는 자신이 랩을 하는 장면이 자칫 커리어의 민망한 순간이 될까 걱정돼 매드클라운과 함께하게 됐다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원곡자라고 해서 모든 파트를 억지로 소화하지는 않겠다는,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이번 무대가 특별했던 건 이승기의 현재 위치 때문이다. 그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20여 년 전 고등학생 때 받았던 곡을, 이제 아버지가 된 상태에서 다시 부른 것이다.
이승기는 연습 과정에서 감정이 올라왔다고 했다. "싸이 형이 어떻게 이렇게 찡한 가사를 쓰게 됐는지, 연습하면서 울컥하기도 했다"는 말이다. 같은 가사가 나이와 처지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고등학생이 부르던 '아버지'와 두 아이의 아버지가 부르는 '아버지'는 같은 노랫말이어도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
가수로 시작해 배우와 예능으로 활동 폭을 넓힌 이승기가, 데뷔 이전에 받은 곡을 20여 년 만에 아버지의 자리에서 다시 부른다는 설정 자체가 이 무대의 핵심이었다. 노래는 그대로인데 부르는 사람의 삶이 바뀌면서, 같은 가사가 다른 무게로 다가온 것이다.
노래의 주인이 누구냐를 따지는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결국 남는 건 곡이 사람을 따라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원곡 사연을 알고 다시 들으면 이승기의 이번 '아버지'는 조금 다르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