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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하얀거탑'과 '밀회'를 연출한 안판석 감독이 8월 12일 뇌출혈 투병 끝에 향년 65세로 별세했다. 1994년 데뷔 이후 정통 드라마와 멜로를 두루 완성도 높게 그린 연출자로, 10월 방영 예정인 ENA '연애박사'가 유작으로 남았다. 유족 뜻에 따라 장례는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조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드라마 연출가 안판석 감독이 8월 12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65세. 방송계에 따르면 안 감독은 지난달 뇌출혈로 쓰러져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1987년 MBC에 PD로 입사해 1994년 베스트극장 '사랑의 인사'로 연출에 데뷔했다. 지상파 단막극에서 출발해 미니시리즈, 그리고 케이블·OTT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시기까지 30년 넘게 현장을 지켰다. 방송 환경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에도 꾸준히 대표작을 내놓은 연출자다.

거열 박
안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장르의 폭이 넓다. 2007년 방영한 '하얀거탑'은 대학병원 내부의 권력 다툼을 밀도 있게 그려 최고 시청률 20.8%를 기록한 정통 드라마였다. 반대편에는 감정의 결을 오래 들여다보는 멜로가 있다.
'밀회'는 나이 차 큰 두 사람의 관계를 서두르지 않고 쌓아 올린 작품으로, 안 감독의 연출 특징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역시 일상의 감정을 촘촘하게 담아냈고, 이 밖에 '졸업', '협상의 기술' 등을 연출했다. 사건을 몰아치기보다 인물의 표정과 공기를 오래 붙드는 방식이 그의 화면을 설명하는 열쇠였다.
한 연출자가 병원 조직극과 멜로를 모두 대표작으로 남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정통극에서는 조직과 인간의 냉정한 역학을 그렸고, 멜로에서는 말보다 침묵과 시선으로 감정을 전했다. 소재가 정반대인데도 완성도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이 그를 '드라마 명장'으로 부르게 한 이유다. 배우의 연기를 끌어내는 연출로도 평가받아, 그의 작품은 출연 배우들의 대표작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안 감독의 마지막 작품은 ENA 드라마 '연애박사'다. 추영우와 김소현이 주연을 맡았고, 촬영과 후반 작업까지 모두 마친 상태로 10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감독이 손을 다 본 작품을 뒤늦게 만나게 된 셈이다. 방영 전 연출자가 세상을 떠난 만큼, 10월의 '연애박사'는 그의 마지막 연출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장례 정보는 아직 확정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유족이 조용히 고인을 보내기를 원해 장례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될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발인 등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조문이나 추모를 생각한다면, 유족의 뜻에 따라 절차가 비공개로 정리됐다는 점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