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배우 이재룡을 뺑소니(사고 후 미조치)와 음주측정 방해 혐의로 8월 5일 불구속 기소했다. 사고 뒤 술을 더 마신 '술타기' 탓에 음주운전 혐의는 입증이 막혀 빠졌다. 재판에서는 추가 음주를 측정 방해 목적으로 볼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배우 이재룡(1964년생)이 뺑소니와 '술타기' 의혹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8월 5일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3월에 벌어진 사고의 처리 방향이 일단 정해진 셈이다.
사고는 2026년 3월 6일 밤 11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역 인근에서 났다. 이씨가 몰던 차량이 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고, 그는 현장을 수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차량은 청담동의 한 주택에 세워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씨는 사고 뒤 다른 술자리에 참석해 술을 더 마셨고, 약 3시간이 지나 지인의 집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 수사 내용을 보면 그는 처음엔 음주 사실을 부인했다가, 다음 날 소주 4잔을 마셨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와 검거 사이의 이 3시간이 사건 전체의 쟁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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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타기'는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일부러 술을 더 마셔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수법을 가리킨다. 사고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흐리게 하려는 것이다. 마신 시점이 사고 전인지 후인지 가리기 어려워지면 음주운전 입증 자체가 흔들린다.
이 허점을 막으려고 도로교통법에는 음주측정을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이 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이나 의약품 등을 사용하면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이재룡에게 적용된 혐의가 바로 이 음주측정 방해와, 사고 뒤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사고 후 미조치'다.
정리하면 검찰이 문제 삼은 것은 두 가지다. 사고를 내고 조치 없이 떠난 행위, 그리고 그 뒤 술을 더 마셔 측정을 흐린 행위다.
경찰은 애초 음주운전 혐의까지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검찰은 음주운전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했다. 이유는 입증의 문제다.
검찰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했는데, 처벌 기준인 0.03% 이상이었는지 명확히 입증되지 않는다고 봤다. 위드마크 공식은 나중에 잰 수치와 시간, 체중 등을 근거로 과거의 농도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사고 뒤 추가 음주가 끼어들면 이 추정의 전제가 무너진다. 술타기가 노리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다.
그래서 이번 기소는 음주운전을 직접 걸지 못하는 대신 측정을 방해한 행위 자체를 문제 삼는 구조가 됐다. 음주운전이 빠졌다고 사건이 가벼워진 것은 아니다. 음주측정 방해죄의 법정형은 음주운전 못지않게 무겁다.
아직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기소는 검찰의 판단일 뿐,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이다. 첫 공판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앞으로 재판에서 볼 대목은 세 가지다. 첫째, 사고 뒤 마셨다는 술을 법원이 '측정을 방해할 목적'으로 인정하는지다. 목적이 인정돼야 음주측정 방해죄가 성립한다. 둘째, 이씨 측이 추가 음주를 어떻게 설명하는지다. 셋째, 양형이다. 일부 매체는 이씨가 2003년에도 음주 사고 뒤 측정을 거부해 면허가 취소된 적이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런 전력이 형량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