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세의 대표의 8월 14일 첫 공판이 국민참여재판 신청으로 당일 연기됐다.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이 참여하지만 평결에 기속력이 없고, 신청한다고 바로 열리는 것도 아니어서 재판부의 인용·배제 결정이 아직 남아 있다. 앞으로 재판부의 국민참여재판 인용 여부와 다음 기일, 구속 피고인의 심리 일정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8월 14일로 잡혔던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의 첫 공판은 그날 열리지 못했다. 배우 김수현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에서, 재판을 하루 앞둔 8월 13일 김세의 측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는 의사확인서를 재판부에 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김유랑 판사는 첫 공판을 열지 않고 기일을 다시 잡기로 했다.
정리하면 이 사건은 아직 본안 심리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검찰은 김 대표가 고 김새론과 김수현의 과거 관계, 김새론의 사망 배경 등을 사실과 다르게 방송했다고 본다. 김새론이 미성년 시절 김수현과 교제했고 그의 사망이 김수현의 채무 변제 압박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방송 횟수는 25회, 생성형 AI로 음성을 조작한 정황까지 수사에 포함됐다. 적용 혐의는 명예훼손과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중심이고, 매체에 따라 협박·스토킹처벌법 위반도 함께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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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차이는 사실 판단에 일반 시민이 들어온다는 점이다.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 시행된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제도로, 무작위로 뽑힌 배심원이 법정 공방을 지켜본 뒤 유무죄에 대한 의견을 낸다. 배심원은 사건에 따라 7명이 원칙이고,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걸린 사건은 9명,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 5명으로 줄어든다.
다만 배심원의 결론이 곧 판결은 아니다. 법은 배심원의 평결과 양형 의견이 법원을 기속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다. 배심원 전원이 무죄로 봐도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신 재판부가 평결과 다른 판결을 내릴 때는 피고인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실제로는 평결을 존중하는 경우가 많다. 판단의 무게가 달라지는 게 아니라, 판단에 이르는 과정이 공개 법정에서 배심원 앞에 펼쳐진다는 점이 다르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대목이 있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이 원한다고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다. 신청은 피고인의 권리지만, 실제 진행 여부는 재판부가 정한다. 법원은 배심원의 안전이 우려되거나 공범 일부가 참여를 거부할 때, 성범죄 피해자가 반대할 때, 그 밖에 적절하지 않다고 볼 때 배제 결정을 할 수 있다.
이 사건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가 걸려 있어, 피해자 측 의사가 배제 여부 판단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절차상으로도 정리할 게 있다. 국민참여재판은 합의부가 맡는데 이 사건은 형사14단독에 배당돼 있었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재판부 구성부터 다시 짚어야 한다. 재판이 하루 앞두고 미뤄진 것도, 재판부가 신청을 검토하고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받아들여질 경우 일반 재판보다 준비 단계가 늘어난다. 우선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고, 재판 당일에는 배심원 후보를 불러 선정 절차를 거친다. 배심원이 하루 이틀 안에 심리를 마치도록 집중 심리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앞선 준비에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반대로 재판부가 배제 결정을 하면 사건은 일반 형사재판으로 돌아가 다시 기일이 잡힌다. 어느 쪽이든 8월 14일 예정됐던 첫 공판이 그대로 진행되는 그림은 사라졌다.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두고 노림수냐 자충수냐는 평가가 갈리는 것도, 이 절차가 무죄를 노리는 승부수인 동시에 시간과 부담이 큰 선택이기 때문이다.
지켜볼 지점은 세 가지다.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받아들일지 배제할지에 대한 결정이 첫 갈림길이다. 인용된다면 공판준비기일이 언제 잡히는지에서 본격 심리 전 쟁점이 드러난다. 배제된다면 일반 재판의 새 기일이 언제로 정해지는지를 보면 된다.
구속 상태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김 대표는 5월 26일 구속돼 구속적부심까지 기각된 뒤 재판에 넘겨졌다. 구속 피고인의 심판에는 기간 제한이 있어, 절차가 길어지면 보석 청구나 구속 기간을 둘러싼 공방이 새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다음 기일이 언제, 어떤 형태로 잡히는지가 이 사건의 다음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