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네치아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받았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아니지만 2002년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의 베니스 수상으로, 그 사이 밀양·시·버닝으로 이어진 필모그래피의 정점이다. 국내 관객은 9월 23일 극장 개봉과 11월 6일 넷플릭스 공개 중 편한 쪽을 고르면 된다.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 현지시간 9월 12일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베네치아의 최고상은 황금사자상이다. 작품 하나에만 주는 대상 격이고, 올해는 마이 엘투키 감독의 '우먼 언노운'에 돌아갔다. 심사위원대상은 그 바로 아래, 심사위원단이 뽑은 두 번째 상에 해당한다. 최고상은 아니지만 경쟁 부문 상위 수상이라는 뜻이다.
혼동하기 쉬운 지점이 하나 있다. 심사위원대상과 감독상은 모두 '은사자상'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래서 이창동 감독은 2002년과 2026년 두 번 다 은사자상을 받았지만, 2002년은 감독상, 이번은 심사위원대상으로 부문이 다르다. '가능한 사랑'은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도 함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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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이라는 숫자는 이창동이 베네치아에서 상을 받은 간격이다.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은 뒤 이 영화제 수상은 없었다. 그렇다고 활동이 뜸했던 것은 아니다.
'오아시스' 이후 그는 무대를 주로 칸으로 옮겼다. 2007년 '밀양'은 전도연에게 칸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2010년 '시'는 그에게 칸 각본상을 가져다줬다. 2018년 '버닝'까지 칸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 출신에 소설가로 먼저 등단했던 이력에서 짐작되듯, 그의 영화는 인물의 내면과 현실의 결을 오래 들여다보는 쪽이었다.
'가능한 사랑'은 '버닝' 이후 8년 만의 신작이다. 해고 노동자 부부와 이들을 카메라에 담는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 서로 다른 계층에 놓인 두 부부가 얽히는 이야기다. 설경구·전도연·조인성·조여정이 출연한다.
한국 영화의 베네치아 경쟁 부문 수상 자체도 오랜만이다.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14년 만이다. 개인의 복귀이자 한국 영화의 오랜 공백을 메운 수상인 셈이다.
수상 직후 이창동 감독은 "황금사자상이 아니어도 충분하다"는 취지의 소감을 밝혔다. 최고상 여부보다 오래 준비한 작품이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데 무게를 둔 반응으로 읽힌다. 실제로 영화제 기간 국제 평단의 반응이 좋았던 작품이라, 수상 자체는 어느 정도 예견된 흐름이기도 했다.
가장 궁금할 대목이다. '가능한 사랑'은 9월 2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베네치아 수상 소식 직후 볼 수 있어 관심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극장이 아니어도 방법은 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가 극장에서 먼저 선보인 뒤 11월 6일 스트리밍을 시작한다. 극장의 큰 화면을 원한다면 개봉 초반이, 집에서 편하게 보려면 11월 이후가 갈림길이다. 러닝타임이 164분으로 짧지 않다는 점은 상영 시간을 고를 때 참고할 만하다.
정리하면 이번 상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아니지만 한국 영화 최초의 베네치아 심사위원대상이고,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의 베니스 복귀다. 직접 확인할 포인트는 개봉일이다. 극장은 9월 23일, 넷플릭스는 11월 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