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런 신작 '오디세이' 특수 상영관 티켓이 정가의 다섯 배 넘는 값에 거래되며 암표 논란이 커졌다. 8월 28일 시행된 공연·스포츠 암표 규제와 달리 영화표는 현행법 사각지대에 있어 지금은 처벌이 어렵다. 정부가 영비법 개정을 추진하지만 국회 통과 절차가 남아, 이번 상영에는 적용되기 어려운 만큼 공식 예매처의 취소표를 노리는 편이 현실적이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8월 초 개봉하면서 특수 상영관 티켓에 웃돈이 크게 붙었다. CGV 용산 아이맥스, 이른바 '용아맥'의 인기 좌석은 중고 거래에서 장당 10만~11만 5000원에 거래됐다. 정가가 1만 7000원에서 2만 1000원 수준이니 약 다섯 배다. 미국에서는 70㎜ 아이맥스 표가 1000달러, 우리 돈 약 144만 원에 나온 사례도 있었다. 정가의 서른 배에 가깝다.
문제는 이런 영화 암표를 지금은 법으로 막기 어렵다는 점이다. 왜 그런지, 정부가 추진하는 법 개정으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순서대로 짚어본다.

Pavel Danilyuk
암표는 표가 모자란 곳에 생긴다. '오디세이'는 그 조건이 유난히 뚜렷했다.
이 영화는 전편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었다. 감독이 의도한 화면을 제대로 보려면 대형 특수 상영관이 필요한데, 국내에는 70㎜ 필름 상영관이 없어 용아맥 같은 몇몇 관으로 수요가 쏠렸다. 좌석 수는 정해져 있고, 놀런 감독의 팬층은 두껍다. 보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좋은 자리는 한정되니, 그 틈을 암표가 파고들었다. 개봉 초기 예매가 열리자마자 인기 회차와 좌석이 빠르게 매진된 것도 웃돈을 부추긴 배경이다.
공연과 스포츠 쪽은 이미 규제가 강해졌다. 개정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이 8월 28일부터 시행되면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썼는지와 관계없이 되팔 목적의 부정 구매·판매를 금지한다.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 수 있고, 부정 판매액에는 최대 50배의 과징금이 붙는다.
그런데 영화표는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영화는 공연법이 정한 공연에도, 체육진흥법이 정한 스포츠 경기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디세이' 암표가 눈에 띄게 비싸게 팔려도 현행법으로는 곧바로 제재하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있는 셈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줄여서 영비법의 개정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특수 상영관을 중심으로 영화 암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영비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방향은 공연·스포츠와 같은 틀을 영화에도 적용하는 쪽이다. 개정이 이뤄지면 영화표 암표에도 과징금과 벌칙의 근거가 생긴다. 다만 영화에 적용될 과징금 배수나 기준 금액 같은 세부 내용은 개정안이 확정돼야 정해진다. 아직 '얼마'가 나온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건 시점인데, 여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현재 국회에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영비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발의됐다는 것은 논의가 시작됐다는 뜻일 뿐, 시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법이 실제 효력을 가지려면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고, 정해진 시행일이 지나야 한다. 앞서 공연·스포츠 규제도 개정에서 시행까지 여러 달이 걸렸다. 지금 '오디세이'를 보러 갈 계획이라면, 암표 규제가 곧바로 이번 상영에 적용되기를 기대하기보다 공식 예매처의 취소표를 노리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