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은 8월 12일 자필 사과문에서 일제강점기 역사를 제대로 모른 채 증조부를 가족의 자랑처럼 방송에서 언급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처음 소속사는 친일 의혹을 사실무근이라 했지만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 기록을 확인한 뒤 입장을 바꿨고, 사과문도 이 뒤집힘을 전제로 나왔다. 삼성전자 등 광고 영상 비공개가 이미 시작된 가운데, 계약 유지 여부와 차기작 하차·편집이 다음 확인 지점이다.

발단은 8월 7일 KBS 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이었다. 하영은 이 방송에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증조부를 소개했다. 증조부가 한양에 최초로 양의원을 열었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기도 했다는 내용이었다. 배우 정해인과 함께 출연한 자리에서 가족의 내력을 자랑처럼 전한 대목이다.
문제는 그 증조부의 다른 기록이었다. 증조부 안상호는 1916년 친일 단체로 평가되는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일제 기관지 매일신보에는 일본식 생활을 하는 '일선동화'의 사례로 소개된 적이 있다고 전해졌다. 방송 이후 이 기록들이 드러나며 논란이 커졌다.

하영은 논란이 불거지고 사흘여 만인 8월 12일 자필 사과문을 냈다. 사과문에서 본인이 인정한 지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고, 일제강점기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언급했다는 것이다. 방송에서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스스로 짚었다. 또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속사의 '사실무근' 입장이 나가도록 한 것도 자신의 책임으로 인정했다.
인정과 별개로 하영이 해명한 부분도 있다. 증조부에 대해서는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고, 논란 이후 직접 자료를 찾아보면서 친일 행적을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몰랐다는 취지의 해명이다.
주목할 변화는 소속사 입장이다. 처음 소속사는 관련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안상호의 이름이 실제로 올라 있는 기록을 확인했다며 입장을 바꿨다. '사실무근'에서 '기록 확인'으로 넘어간 셈이고, 하영의 사과문도 이 뒤집힘을 전제로 나왔다. 처음의 부인이 사흘 만에 사과로 바뀐 흐름이다.
사과문보다 업계 대응이 먼저 움직였다. 사과 하루 전인 8월 11일부터 광고계의 '손절'이 시작됐다.
이 조치들은 대부분 사과문이 나오기 전에 이뤄졌다. 광고주와 방송사가 사과의 내용을 기다리기보다 리스크 차단을 먼저 택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여기까지는 확인된 조치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건 앞으로다. 사과문 발표 이후 광고주들이 계약을 유지할지 해지로 갈지, 촬영 중이거나 예정된 드라마·차기작에서 하차·편집이 이뤄질지가 다음에 확인할 지점이다. 방송사와 광고주가 사과의 수위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갈릴 문제여서, 지금 결론을 내긴 이르다. 사과문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광고 영상의 비공개가 계약 해지로 이어지는지부터 지켜보는 것이 상황을 가늠하는 첫 단서가 될 것이다.